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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9.17 13:17 수정 : 2019.09.17 13:40

한 아랍어 유튜버는 당나귀젖이 암세포 번식을 차단한다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많은 조회가 이뤄지고 있지만, 영어가 아니기 때문에 유튜브의 콘텐츠 제한 정책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 유튜브 캡처.

[구본권의사람과디지털]
BBC, 잘못된 의료정보 방치 실태 탐사보도
베이킹소다, 끓는물, 당나귀젖 먹기 등
‘백신거부’ 광고 차단도 영어권에만 적용
플랫폼 사업자 영향력 커져 책임성 높아져

유튜브의 영향력과 의존성이 날로 커져가는 상황에서 유튜브의 책임성에 대한 새로운 문제제기가 나왔다. 신뢰성이 없을 뿐 아니라 이용자들로 하여금 그릇된 정보를 기반으로 건강을 위협하게 만드는 결정을 하게 만드는 의료 관련 정보들이 유튜브에서 제대로 걸러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최근 BBC 탐사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베이킹 소다를 먹는 게 암치료법이라고 소개하는 한 러시아 유튜버의 영상은 BBC의 취재가 시작되자, 자신의 영상을 삭제했다. 유튜브 캡처.
BBC의 가짜뉴스 탐사보도팀인 비욘드페이크뉴스(Beyond Fake News) 프로젝트는 지난 13일 “유튜브가 허위 암치료 영상에 주요브랜드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상당한 기간의 취재를 통해 유튜브에 있는 허위 암치료 동영상의 실태와 이에 대한 제작자, 광고주, 유튜브의 입장을 보도했다.

BBC 취재진은 올해 초부터 10개 언어(영어, 포르투갈어, 러시어어, 아랍어, 페르시아어, 힌두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우크라이나어)의 유튜브 영상을 조사한 결과, 80개 이상의 잘못된 의료 정보 영상을 발견했다. 주로 검증되지 않은 암 치료법으로 베이킹소다 먹기, 당나귀젖 먹기, 끓는 물 먹기 등으로 다양했고 10개 영상은 조회수가 100만을 넘었다. 이들 영상에는 삼성, 하인즈, 클리니크 등 주요 브랜드의 광고가 집행되고 있었으며, 광고주들은 자신들의 광고가 허위 의료정보에 집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BBC가 취재에 들어가자, 문제의 허위 의료정보 제작자들 대부분은 콘텐츠를 삭제하거나 비공개로 전환하고, 광고주들은 광고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유튜브는 인터뷰 요청을 거부하고, 공식 논평을 통해 “우리 시스템은 완벽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만 발표했다.

이러한 현실은 유튜브의 콘텐츠 관리정책상 예견된 측면도 있다. 유튜브는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백신거부 현상에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의 책임이 크다는 보건전문가들의 문제가 제기되자, 지난 1월 개선방침을 밝힌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백신 거부 현상을 2019년 ‘10대 국제 건강 위험’으로 꼽았다. 당시 유튜브는 백신거부 영상들에 대해 “기적의 치료법과 같은 잘못된 의학 정보는 건강에 해롭고 매우 우려스럽다”며 해당 영상에 대한 광고를 차단하고, 백신거부 영상을 추천에서 제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튜브에서 널리 유통된, 백신 거부 동영상의 하나, 유튜브는 2019년 1월 보건 전문가들이 백신 거부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유튜브를 비롯한 소셜미디어의 책임을 제기하자 이들 영상에 대한 추천과 광고를 차단했지만, 이는 영어 콘텐츠에 한정됐다. 유튜브 캡처.
하지만 당시 발표에서 유튜브는 이런 차단과 추천배제 조처가 영어로 된 유튜브 영상에만 우선적으로 적용된다고 밝혔다. 허위 의료정보를 유포하는 영상에 대한 유튜브의 정책은 영어 콘텐츠에 한해 광고를 차단하고 추천에서 제외하는 조처로 요약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허위 조작정보를 유포하는 사람들의 동기에서 광고를 통한 돈벌이는 일부에 불과하고 자신의 영향력 확대 등 다양한 이유가 있으므로, 광고 차단만으로는 효과가 크지 않다고 지적한다.

유튜브는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서 아동포르노 등 명확한 범죄 영역을 제외하고는 적극적인 콘텐츠 모니터링과 삭제를 나서지 않아온 게 기본 콘텐츠 관리기준이다. 갈수록 유튜브의 매체로서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플랫폼 사업자의 관리 책임과 사회적 요구수준이 함께 높아져 가고 있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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