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0.01.05 19:11
수정 : 2020.01.06 18:03
[블룸버그, 빗나간 예측 사례 발표]
드론 물품 배송, 아직 시험단계
‘비트코인 100만달러’도 빗나가
스마트폰은 안쓰기 캠페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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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는 2020년이면 시속 800km 하이퍼루프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위키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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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는 당도했지만, 2020년이면 누릴 수 있을 거라고 약속된 기술 중에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게 많다. 영영 도착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기술도 여럿이다. 미국 언론 <블룸버그>는 2020년 현재 공수표로 드러난 유망기술의 목록들을 점검했다. 모든 미래예측의 공통점은 전부 틀린다는 것뿐이라지만, 실현되지 못한 기술의 목록은 기술 개발의 어려움과 함께 기술을 기술 바깥의 눈으로 함께 바라보아야 함을 알려준다.
■ 시속 800km 하이퍼루프 주행
2013년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시속 800㎞의 진공튜브형 초고속 교통수단 ‘하이퍼루프’ 건설계획을 발표하며 운송 혁명을 예고했다. 하이퍼루프의 최고경영자 롭 로이드는 2015년 “2020년이면 100㎞ 길이의 하이퍼루프를 통해 사람들을 실어나를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현재 캘리포니아에 버진 하이퍼루프가 건설한 실험용 트랙은 약 900m에 불과하다. 하이퍼루프용 터널건설업체인 보링 컴퍼니는 라스베이거스에 1.6㎞ 길이의 고속레일 터널을 건설 중인데 승용차가 최대 시속 250km로 주행할 수 있는 정도다.
■ 비트코인 100만달러 돌파
컴퓨터 보안기업 대표 존 매카피는 2017년 11월 비트코인의 가치가 계속 상승해 2020년 말에는 1비트코인이 100만달러(약 12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카피의 발언 몇 주 뒤 암호화폐 폭락 사태로 비트코인은 83%의 가치가 허공으로 사라졌다. 현재 약간 회복해서 1비트코인은 7200달러(약 834만원) 수준이지만 전망에는 크게 못미친다.
■ 우버의 나는 자동차 서비스
우버는 2020년 하늘을 나는 자동차 공유 서비스를 약속했다. 우버는 올해 시범비행을 한다는 계획이고 지난해 뉴욕에서 헬리콥터 공유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나는 자동차는 연기됐다. 우버는 신생기업 조비 에이비에이션과 협력해 2023년 나는 자동차 공유 서비스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 전기 안 쓰는 컴퓨터 칩
2012년 인텔은 2020년이 되면 전력 소모가 거의 없는 유비쿼터스 컴퓨팅 칩을 내놓을 수 있다고 예고했다. 2020년이 됐지만 인텔의 최신 9세대 컴퓨터칩(i9)은 100cm 화면 크기 텔레비전의 2배에 해당하는 165와트의 전력을 필요로 하고 스마트폰은 날마다 충전 케이블을 만나야 한다.
■ 스마트폰 인구 90% 도달
2014년 에릭슨 모빌리티는 2020년이면 지구상의 6살 이상 인구 90%가 휴대전화를 소유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보급 수준은 약 67%다. 휴대전화의 보급률은 계속 높아지고 있지만, 중요한 점은 스마트폰 구입을 의도적으로 늦추거나 꺼리는 현상의 확산이다. 지나치게 어린 나이에 소셜미디어와 게임에 빠지게 하는 비교육적 도구라는 인식에서다. 미국에서는 중학생이 될 때까지 스마트폰 구입을 늦추자는 광범한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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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 서비스 차원에서 드론 배송은 이뤄지고 있지만, 제프 베이조스가 말한 것처럼 2020년 드론 배송이 일반화하기엔 넘어야 할 문턱이 많다. 위키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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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존의 드론 물품 배송
2013년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4~5년 안에 드론으로 소포를 배송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지만, 배송용 드론은 아직도 시험단계다. 구글의 상업용 드론이 지난해 오스트레일리아 일부 지역에서 배송 서비스에 나섰지만, 2020년이면 드론 배송이 트럭 배송처럼 일반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이뤄지기란 멀어 보인다. 아마존은 미국에서 드론 배송 규제 승인을 받기 시작했다.
■ 다이슨의 전기자동차 출시
날개 없는 선풍기와 강력한 진공청소기 등 혁신적 전자제품을 선보여온 다이슨은 2017년 3년 뒤 전기자동차 제작·판매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전기자동차 분야의 혁신제품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지만, 다이슨은 지난해 출시 계획을 철회했다.
약속 시간에 도착하지 못해 아쉬운 기술도 있지만, 버려야 할 기술의 목록도 있다. 미국의 <피시 매거진>은 최근 ‘2020년 쓰레기통으로 보내야 할 기술 흐름’을 발표했다. 민간의 원격감시를 가능하게 하는 아마존의 스마트 초인종(링), 소셜미디어의 정밀맞춤형 정치광고, 파편화한 결제 앱, 기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는 기술 메시아주의 등을 버릴 목록에 포함시켰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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