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과정 예산 놓고 경기도의회 여야 몸싸움·대치

경기도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30일 누리과정(만 3∼5살 무상보육) 예산을 한 푼도 반영하지 않은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이 이에 반발하며 본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하는 등 양쪽이 대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삼 대표와 새누리당 이승철 대표는 이날 오전 9시5분부터 누리과정 예산 처리와 관련한 협상을 이어갔지만, 입장 차만 재확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누리과정 예산을 한 푼도 세울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새누리당은 경기도교육청 예산으로 6개월분을 우선 편성하자고 주장하며 대립해 왔다.

오후 3시30분께 두 대표의 협상은 결렬됐고, 더민주 소속인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정대운 위원장이 예결위 전체회의를 소집했다. 예산안을 표결 처리하기 위한 수순인데, 예결위는 더민주 13명, 새누리당 8명이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위원장석을 둘러싼 채 몸싸움을 벌여 예결위원들은 10여분 만에 흩어졌다.

비슷한 시각 본회의장에는 새누리당 의원 20여명이 의장석을 점거한 채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보육대란 결사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강득구 의장의 입장을 막고 있다. 의장석 아래에는 더민주 의원 10여명이 ‘대통령 공약사업 누리과정은 중앙정부가 책임져라’는 현수막을 들고 맞서고 있다.

앞서 남경필 지사, 이재정 도교육감, 강 의장, 더민주 김 대표, 새누리당 이 대표 등은 이날 오전 9시5분께 의장실에서 만나 1시간30분 동안 5자 회동을 했지만, 고성이 오가는 등 갈등의 골만 깊어졌다. 더민주 김 대표는 지난 29일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과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예산안 표결 처리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도의회 재적의원 수는 더민주 75명, 새누리당 53명이다. 수원/김기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