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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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공포 정치적 악용 극단적 주장 “미국 가치에 배치” “웃기는 얘기”
트럼프 발언 비판·우려 목소리 커져
지지율 뒤질때마다 ‘한방’ 분석도 트럼프의 주장은 이날 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린 유세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관중들에게 입국 금지는 “상식”이라거나 “선택의 여지가 없다” 며 그의 무슬림 친구들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지지자들은 열렬한 기립박수로 호응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무슬림에 대한 극단적 편견을 보여주는 그의 발언이 적어도 일정한 정도의 공화당 지지자들한테 공감을 얻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번 트럼프의 발언은 정치공학적으로 정교하게 계산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는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에게 뒤질 때마다 놀랄 만한, 심지어 극단적인 발언들을 내놓은 기록들이 있다”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미 몬마우스 대학이 이날 공개한 아이오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24%의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19%)를 제치고 1위로 올랐다. 트럼프는 신경외과 출신의 벤 카슨이 지난 10월 아이오와 여론조사에서 선두로 올라서자, 벤 카슨을 ‘정신병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무슬림을 향한 극단적 발언을 통해 강경 보수 진영의 표 결집을 시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만한다. 트럼프의 발언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제기랄, 그의 발언은 국제사회에서 미국을 따돌림당하는 국가로 만들 것”(조너선 털리 조지워싱턴대 헌법 전문가),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미국 시민에서 배제한다면 뻔뻔스러울 정도로 반헌법적이고 웃기는 얘기”(리처드 프리드먼 미시건대 법학 교수) 등의 전문가 발언들을 소개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도 “종교의 자유를 존중하는 미국의 가치에 전적으로 배치되는 일”이라고 비판했으며, 미국 내 이슬람 권익 단체인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의 이브라힘 후퍼 대변인도 “(흑인 인권이 억압받던) 1930년대로 돌아간 느낌”이라고 비난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들조차도 트럼프의 발언을 비판하며 거리를 뒀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는 정신이 나갔다. 그의 ‘정책’ 제안들은 진지하지 않다”고 지적했으며, 가장 보수적인 테드 크루즈 의원마저 “내 정책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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