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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12.08 20:04 수정 : 2016.02.11 10:44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모든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전면 금지시켜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내놓았다. 프랑스 파리 테러와 캘리포니아주 총기난사 사건을 계기로 미국 사회에서 확산되고 있는 테러 공포와 무슬림에 대한 반감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트럼프는 7일 성명을 통해 “많은 여론조사 결과를 볼 것도 없이, (미국을 향한 무슬림들의) 증오는 이해심을 넘어섰다”며 “우리의 대표들(의원 및 지도자)이 상황 파악을 할 수 있을 때까지 모든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완전하고도 철저하게 봉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봉쇄의 이유로 “문제와 위협에 대한 사태 파악을 할 때까지” 기다리면 지하드(이슬람 성전) 신봉자들의 참혹한 공격의 희생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선거운동 책임자인 코리 르완도우스키는 트럼프의 입국 금지 제안이 여행객뿐 아니라 이민자 등 “모든” 무슬림에 적용되는 것이라고 확인했다.

“무슬림 증오 이해심 넘어섰다”
테러공포 정치적 악용 극단적 주장

“미국 가치에 배치” “웃기는 얘기”
트럼프 발언 비판·우려 목소리 커져
지지율 뒤질때마다 ‘한방’ 분석도

트럼프의 주장은 이날 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린 유세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관중들에게 입국 금지는 “상식”이라거나 “선택의 여지가 없다” 며 그의 무슬림 친구들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지지자들은 열렬한 기립박수로 호응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무슬림에 대한 극단적 편견을 보여주는 그의 발언이 적어도 일정한 정도의 공화당 지지자들한테 공감을 얻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번 트럼프의 발언은 정치공학적으로 정교하게 계산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는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에게 뒤질 때마다 놀랄 만한, 심지어 극단적인 발언들을 내놓은 기록들이 있다”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미 몬마우스 대학이 이날 공개한 아이오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24%의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19%)를 제치고 1위로 올랐다. 트럼프는 신경외과 출신의 벤 카슨이 지난 10월 아이오와 여론조사에서 선두로 올라서자, 벤 카슨을 ‘정신병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무슬림을 향한 극단적 발언을 통해 강경 보수 진영의 표 결집을 시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만한다.

트럼프의 발언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제기랄, 그의 발언은 국제사회에서 미국을 따돌림당하는 국가로 만들 것”(조너선 털리 조지워싱턴대 헌법 전문가),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미국 시민에서 배제한다면 뻔뻔스러울 정도로 반헌법적이고 웃기는 얘기”(리처드 프리드먼 미시건대 법학 교수) 등의 전문가 발언들을 소개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도 “종교의 자유를 존중하는 미국의 가치에 전적으로 배치되는 일”이라고 비판했으며, 미국 내 이슬람 권익 단체인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의 이브라힘 후퍼 대변인도 “(흑인 인권이 억압받던) 1930년대로 돌아간 느낌”이라고 비난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들조차도 트럼프의 발언을 비판하며 거리를 뒀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는 정신이 나갔다. 그의 ‘정책’ 제안들은 진지하지 않다”고 지적했으며, 가장 보수적인 테드 크루즈 의원마저 “내 정책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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