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3.17 19:46
수정 : 2016.03.17 22:10
트럼프, 대의원 과반확보 못할듯
2차 현장투표부터는 자유투표
44개주선 지구당이 대의원 선정
크루즈·케이식, 충성파 붙잡기
트럼프도 뒤늦게 팀 꾸려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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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규제 운동 비영리 단체인 ‘총기 폭력 방지를 위한 브래디 캠페인’이 조직한 시위대가 16일 미국 공화당 대통령 경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거주지인 뉴욕 트럼프타워 앞길에 드러누워 숨진 흉내를 내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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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대선 후보 캠프 진영이 충성파 대의원을 확보하려 치열한 물밑 전쟁을 벌이고 있다. 선두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 본선으로 직행할 수 있는 대의원 과반을 확보하지 못할 때 치러질 ‘중재 전당대회’를 대비한 선거 전략이다.
트럼프는 15일 슈퍼화요일 승리 뒤 지금까지 673명의 대의원을 확보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본선 직행을 결정지을 대의원 과반수 1237명에 근소하게 못미칠 가능성이 있다. <뉴욕타임스>는 16일 “계산상으로는 오는 7월 대선 후보 지명 전당대회까지 1148명의 대의원을 확보해서 과반에서 89명이 모자란다”고 전했다.
공화당은 전당대회에서 특정 후보가 과반 이상의 대의원 표를 얻을 때까지 2, 3차 현장 투표를 이어간다. 대의원들은 1차 투표에선 자신이 속한 주에서 결정된 후보에게 표를 던지게끔 돼 있다. 그러나 2차 투표부터는 사실상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자유투표를 할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두번째 투표로 가면 전당대회가 미지의 영역으로 흘러 격투기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문제는 오하이오 등을 뺀 44개 주가 대의원 인물 선정을 경선 후보 캠프가 아닌 각 주의 지구당이 한다는 것이다. 각 지구당은 전체 전당대회 대의원의 73%를 선정한다. 지구당은 고위 당료나 당적을 지닌 선출직 공무원, 기부자 등 충성, 진성 당원을 중심으로 대의원을 추려낸다.
2, 3위인 테드 크루즈와 존 케이식 캠프는 이미 각 주에서 충성파 대의원 확보 작업에 들어갔다. 막판 뒤집기를 노린 최후 포석인 셈이다. 트럼프 캠프도 뒤늦게 대의원 확보 작업의 중요성을 깨닫고 11일에야 대의원 조직팀을 새로 꾸렸다.
트럼프로선 불리한 점이 적지 않다. 대의원들은 대부분 오랫동안 당을 지지해온 열성 당원들이다. 이들 다수는 ‘이단’, ‘애물단지’로까지 불리는 굴러온 돌 트럼프를 마땅찮게 여긴다. 트럼프는 당 조직력도 일천하다. 심지어 공화당 주류는 끊임없이 트럼프 대세론을 흔들고 있다. 급기야 존 베이너 전 하원의장은 16일 <폴리티코>에 “7월 전대에서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후보로 지명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라이언 의장은 즉각 부인했지만 공화당 주류가 지닌 반트럼프 정서를 거듭 보여준 셈이다.
트럼프는 “전대 전까지 대의원 과반을 확보하고 끝내 버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전대서 내가 후보로 지명되지 않으면 지지자들이 폭동을 일으킬 것이다”라며 당 주류를 향해 불쾌감을 표시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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