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3.01 22:04
수정 : 2016.03.01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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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방지법 멀고 먼 여야 테러방지법 처리를 막으려는 야당의 필리버스터가 8일째 이어진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입구 양쪽에 여야 각자의 주장을 담은 팻말이 세워져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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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의총 강경발언 쏟아져
“강경론만으론 표 얻기 힘들어”
김종인·이종걸은 설득 안간힘
“국민·지지자 앞 석고대죄해야”
“당장 내일부터 뭘 할건가” 질타
“지도부 불출마 선언해야” 압박에
“전원 필리버스터 뒤 사죄” 제안도
1일 저녁 필리버스터 종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지도부의 필리버스터 중단 방침에 대한 의원들의 성토가 빗발쳤다. 시작과 함께 비공개로 전환된 의총에서 일부 의원들은 당의 석고대죄와 비상대책위원·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의 총선 불출마 선언을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의총이 시작된 지 4시간 가까이 흐른 밤 10시50분쯤 원내지도부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지도부는 “이종걸 원내대표가 2일 오전 마지막 주자로 나서 최선을 다해 쓰러질 때까지 발언한 뒤 필리버스터를 마무리짓기로 했다. 국민들께 마지막 호소를 드리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필리버스터 중단 방침에 반발하는 의원들을 설득하러 의총장에 나온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당이 강경론에 끌려다니다 보면 선거에서 표를 얻기 힘들다. 테러방지법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줬으니 다소 아쉬워도 오늘 자정까지는 필리버스터를 종결해야 한다”고 양해를 구했다. 김 대표는 “기분상으로는 3월10일까지 필리버스터를 끌고 갈 수 있지만, 열광하는 유권자만 갖고 선거를 치를 수는 없다. 선거 결과에 대해선 우리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필리버스터를 이렇게 장시간 하는 것은 미국에서도 들어본 적 없다. 테러방지법의 문제점은 선거 공간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알리고, 다수당이 되면 우리가 고치겠다는 점을 강조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발언에 나선 의원들은 강경했다. 김용익 의원은 “지지자들에게 큰 감동을 줬지만, 29일 밤 서둘러 종결 방침을 밝히면서 그 고생을 하고 끌어낸 지지를 다 까먹었다. 내일부터 당장 무엇을 할 것이냐”고 지도부를 질타했다. 김 의원은 “선거는 감동으로 치러야 하는데, 우리는 정치를 ‘보리개떡’처럼 하고 있다. (선거법 처리 시한인) 토론을 종결하더라도 국민과 지지자 앞에서 석고대죄를 하자”고 제안했다.
당 지도부로부터 사실상 공천 배제를 통보받은 강기정 의원은 “나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당이 승리하는 데 힘을 보탤 생각”이라며 “하지만 지도부는 무엇을 내려놓고 희생할 것인가. 국민과 지지자들에게 이종걸 원내대표와 비대위원 전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지지를 호소해야 한다”고 거취 결단을 압박했다.
의원들의 강경발언이 이어지자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가 “4일까지 선거법 처리가 안 되면 선거를 예정대로 치르기가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통보를 선관위로부터 받았다. 내일 테러방지법 상정 뒤 퇴장하고 규탄행사를 열 계획”이라며 의원들을 다독였지만 격앙된 분위기는 풀리지 않았다. 정청래 의원은 “지지자들은 애인이 변심한 것처럼 마음이 아프다. 상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의원 전원이 단상에 설 수 있게 1분이든 10분이든 필리버스터를 이어간 뒤 국회 중앙홀에서 국민께 눈물로 사과하고 의원 전원이 매를 맞자”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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