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민주연대와 나눔문화, 다산인권센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46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불어민주당이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겠다고 결정한 것을 규탄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우리는 아직 대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아직 할 말이 많습니다. 우리는 멈출 수 없습니다.”
야당이 테러방지법을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중단할 뜻을 밝힌 가운데, 테러방지법에 대해 아직 말을 끝맺지 못한 시민들과 국회의원들이 국회에 모인다. 진보네트워크, 참여연대 등은 2일 “오늘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모여 우리의 토론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들뿐만 아니라 야당 의원들에게도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해보자”고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김광진, 신경민, 이학영 의원과 박원석 정의당 의원 등 필리버스터에 참여했던 국회의원들이 제안에 응해 토론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밤 더불어민주당은 필리버스터 종료를 최종 선언했지만 시민사회단체와 누리꾼, 일부 국회의원들은 이런 결정에 허탈해하며 필리버스터에서 비롯된 ‘진짜 정치’를 이어가 줄 것을 요구해왔다. 국회 앞에서 진행 중인 ‘테러방지법 직권상정 반대 시민 필리버스터’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2일 밤 야당의 필리버스터가 종료되는 대로 테러방지법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국회에 모여 토론을 이어가자고 제안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야당이 예고한 필리버스터 종료 전에 필리버스터를 했던 국회의원들과 장외에서 시민 필리버스터에 나섰던 시민들이 함께 국회에 모여 우리의 상황을 진단하고 앞으로 어떻게 싸워야 우리의 자유와 권리와 존엄을 되찾을지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우리는 이제 민감한 신상정보가 모두 털릴 수 있다는 공포 속에서, 누군가 내 통장내역과 통신내역을 들여다본다는 위축감을 느끼며 살지 않을 수 없게됐다”면서도 “절망은 공포를 조장하는 자들이 원하는 것이다. 오늘 밤 법이 통과될지라도 시민의 자유를 위한 행진을 멈출 수 없다”고 호소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