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4.15 19:42
수정 : 2016.04.1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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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7의 강진이 발생한 일본 규슈 중부 구마모토의 무너진 건물 더미 속에서 구조대원들이 생후 8개월 된 여자아이를 무사히 구해내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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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5년만에 진도7 지진 강타
진앙지 지표 11㎞ 불과해 피해 커
최소 9명 사망·1000여명 부상 확인
집 수십채 부서지고 신칸센 탈선
성 석축 무너지는 등 문화재도 피해
“생존자 확인. 아기입니다! 구출 중, 구출 중!”
일본 구마모토현을 강타한 최대 진도 7의 강진이 발생한 지 6시간이 지난 15일 새벽 3시45분. 이번 지진의 최대 피해 지역인 마시키마치의 무너진 건물 더미에서 구조 작업을 펼치던 이들이 아연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건물 더미 속에서 생후 8개월 된 여자 아이가 발견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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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구마모토현 규모 6.4 지진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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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9시26분께 규슈 중부 구마모토에서 발생한 강진 피해의 전모가 확인되고 있다. 15일 오후 현재 사망자는 마시키마치와 구마모토시 등에서 9명, 부상자는 1000여명 정도로 집계 중이다. 피난민은 애초 4만3000여명이었지만, 일부 시민들이 귀가해 현재는 1만6000명 정도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지진의 규모는 6.5로 크지 않았지만 진앙이 지표에서 11㎞에 불과해 진도 7의 강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진도 7 이상의 강진이 발생한 것은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이후 처음이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의 헬기가 잡은 마시키마치와 인근 미후네마치 주변의 모습을 보면, 무너져 내리거나 크게 손상된 주택들이 무수히 확인된다. 회송 작업 중인 신칸센의 탈선도 확인돼 현재 구마모토 주변에선 신칸센과 재래선의 운행이 모두 중단됐다. 수십채의 낡은 가옥이 무너져 주민들이 아래에 깔려 크고 작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또 일본의 중요문화재이자 현의 상징인 구마모토성도 석축이 무너지고 기와가 내려앉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이 성은 임진왜란 때 조선을 침략한 가토 기요마사의 본거지로 역사에 기록돼 있다.
이번 지진의 최대 피해지인 마시키마치에선 수십채의 건물이 내려앉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아기가 머물고 있던 2층짜리 목조 건물도 같은 운명이었다. 엄마는 건물 더미를 헤치고 빠져 나오는데 성공했지만, 아이는 폐허 속에 남겨지고 말았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 구조대가 계속되는 여진의 위험을 감수해가며 드릴로 건물 잔해를 뚫어내고 아이를 구해냈다.
일본 정부는 피해 복구와 구호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현지엔 피난민들을 위한 오니기리(주먹밥).식수.모포 등 구호물자가 속속 도착하는 중이다. 일본 내에서 가동 중인 유일한 원전인 가고시마현 센다이원전 1·2호기엔 별다른 이상이 확인되지 않았다. 일본 기상청은 앞으로도 “당분간 여진이 이어질 것이다. 추가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일부 일본 누리꾼들이 사회망서비스 등을 통해 “구마모토에서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넣고 있다”는 1923년 9월 간토대지진 때 일본 군·경과 자경단들이 조선인을 집단학살할 때 내건 말을 흉내내 허위 글을 퍼 날라 일각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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