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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4.17 20:17 수정 : 2016.04.17 21:11

일 구마모토 강진 하루도 안지나
최소 77명 사망…부상 600명 넘어
“이건 재앙”…국가비상사태 선포

환태평양조산대 연쇄지진 공포
“더 큰 지진의 예고” 경고도

규모 7.8의 강진이 강타한 에콰도르 해안도시 만타에서 17일 무너진 건물 사이에 갇힌 생존자들을 구조대가 구출하고 있다. 만타/AFP 연합뉴스
일본 구마모토 강진에 이어 에콰도르에서도 16일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다.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환태평양조산대의 지각 활동이 최근 들어 다시 활발해지는 조짐이다.

16일 저녁 7시58분 에콰도르 수도 키토 북서쪽 170㎞ 떨어진 해안 지대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일어나, 적어도 77명이 숨지고 600여명이 다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진원은 지하 20㎞로 수도 키토에서 약 40초 동안 건물이 흔들리는 등 에콰도르 전역에서 감지됐다.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는 에콰도르 연안 지대에 파고 0.3~1m의 쓰나미 경보를 발령해, 수도 키토의 주민들까지 고지대로 피난했다.

호르헤 글라스 부통령은 이번 지진이 1979년 이후 가장 강력한 지진이라며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으며, 제2의 도시 과야킬 등지에서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앙에서 가까운 마나비의 페데르날레스시의 가브리엘 알차바르 시장은 “완전히 파괴된 마을들이 있다”며 “여기 페데르날레스에서 일어난 것은 재앙”이라고 말했다. 과야킬에서는 고가도로가 붕괴된 것으로 전해졌다. 에콰도르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에콰도르 지진은 태평양 반대편의 일본 구마모토에서 규모 7.3의 강진이 일어난 지 24시간도 안돼 엄습했다. 지난 14일 밤에 시작된 구마모토 지진을 전후해 환태평양조산대에서는 지진과 화산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른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조산대에서는 지난 14일 태평양의 바누아투공화국에서 규모 6.0, 15일에는 필리핀에서 규모 5.9의 강진이 일어났다. 에콰도르 지진 발생까지 48시간 동안 5개의 강진이 ‘불의 고리’라는 환태평양조산대에서 일어난 것이다. 또 13일에는 미얀마에서 6.9의 강진이 발생했다. 바누아투공화국에서는 지난주에 4차례의 지진이 발생했고, 그 전주에도 규모 6.4의 강진이 일어났다. 올 들어 2월16일 대만 지진, 3월26일 일본 사쿠라지마 화산 폭발, 4월3일 멕시코 포포카테페틀 화산 폭발이 이어지는 등 큰 지진과 화산 폭발이 10차례 이상 이어진 것이다.

환태평양조산대에서 이런 활발한 지진 및 화산 활동은 더 큰 지진의 예고라는 경고도 나온다. 로전 빌햄 콜로라도대 지질학 교수는 “현재의 조건은 규모 8.0 이상의 지진을 적어도 4차례나 촉발할 수 있다”며 “만약 이런 지진들이 늦춰진다면, 수세기 동안 쌓여온 (지각의) 긴장이 더 재앙적인 대형 지진을 촉발한다”고 경고했다.

현재 이례적으로 많은 38개의 화산이 전 세계적으로 활동 중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2004년 인도양에서 대규모 쓰나미를 부른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지진을 전후해 강진들이 발발하는 점을 들어, 대지진 50년 주기설도 들먹이고 있다. 규모 8.5가 넘는 대지진이 활발했던 1950~60년 이후 50년이 지난 2010년을 전후해 다시 대지진들이 도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대지진 50년 주기설은 증명되지 않은 속설에 불과하나, 지진과 화산 활동은 지각 활동의 축적된 에너지에 의해 발생하는만큼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한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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