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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5.12 22:16 수정 : 2016.05.13 15:15

“한겨레신문사 노동자 평균에 가까운 14년차 김태규 기자입니다. 주당 52시간 정도 일하고 한 달에 두 번 주말 근무도 하지만 짬짬이 육아칼럼을 썼습니다. 부족하지만 좋은 아빠가 되려 합니다.”

[더불어 행복한 세상] 창간 28돌 기획

회사 다닐만 해요?
좋은 일자리 프로젝트 1부

(1) 한겨레

어느 기업이나 자사 일자리의 속내를 드러내놓기는 꺼려지는 일이다. 경쟁사들과 비교 대상이 되고, 자칫 이미지 손상을 입을 수도 있는 탓이다. 그러나 더 나은 일터를 만들기 위해선 최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를 거칠 필요가 있다. ‘좋은 일자리 프로젝트’의 첫발을 떼기 위해 <한겨레>부터 스스로 일자리 정보를 공개한다. 한겨레신문사는 ‘일자리의 질’에 관한 화두를 던지고자 민감할 수 있는 정보도 공개하기로 결정했고, 노동조합은 내부 설문자료를 제공했다. 노동시간 집계 등을 위해 별도의 설문조사도 했다.

직장으로서 한겨레신문사는 독특하다. 경력 입사자의 절반 이상이 임금이 깎이는데도 이직을 해 왔다. 주식의 23.8%를 보유한 직원들이 3년마다 투표로 대표이사를 뽑는다. 국민 모금을 바탕으로 세워져 6만여명의 국민이 1% 미만 소액 주주다. 10여년 전부터 남성 직원이 육아휴직을 했고, 최근에는 전체 육아휴직자 21명 중 남성이 43%다. 지난해 말 기준 기자 285명을 포함해 정규직 540명, 비정규직 44명이 일하고 있다.

한겨레 분야별 평점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임금의 질

한겨레신문사의 평균 월급(세전 기준)은 정규직 초임 평균 239만원, 10년차 389만원, 20년차 542만원이다. 호봉제로 균질한 편이며 휴일근로수당, 직무수당, 식대, 보건수당, 가족수당 등 각종 수당이 더해진 액수다.

지난해 매출액 821억7천만원, 영업이익 7억5천만원을 기록했다. 등기이사 3명의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1400만원이다. 이는 3년간 통상임금 소급분, 학자금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한겨레신문사의 임금은 동일 업종 안에서 평균 이하 수준이지만 매출액 대비 임금 비중이 높고 직원과 등기임원 사이 격차가 크지 않아 ‘분배의 질’이 높은 편이다.

직원들의 ‘임금 기대감’이 낮은데다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임금이 상승해 만족도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지난 1월 한겨레 노동조합이 직원 303명에게 “현재의 임금에 만족하냐”고 물은 결과 44.4%가 “보통이다”, 18%가 “만족하는 편”이라고 응답했다. 경력 입사자 35명을 조사한 결과 60%(21명)가 임금이 줄어드는데도 이직을 했다고 응답했다.

고용안정성

한겨레신문사는 인력 변동이 거의 없다. 2013년 직원 수 574명(정규직 550명, 비정규직 24명)에서 2015년 말 584명(정규직 540명, 비정규직 44명)으로 10명 증가했다. 정규직은 10명 줄어들고 절반 이상이 단시간 근로자(아르바이트)인 비정규직이 20명 늘었다. 지난 5년 동안 매년 4~5명의 기자를 포함해 10명 안팎의 신입 사원을 채용했다. 연령별 직원 구성을 보면 20대 5%, 30대 34.6%, 40대 38.1%, 50대 이상이 22.2%다.

정규직 직원들의 평균 나이는 43.7살이고 평균 근속연수는 14.8년이다. 지난 5년 동안 6명의 직원이 정년퇴직을 했다. 노조 조직률은 89.3%에 이른다. 지난 5년 동안 구조조정을 이유로 한 해고는 없었다. 노동조합 설문에서 응답자 306명 중 67.7%가 고용안정성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92%가 정규직…고용안정성 높아
‘일과 삶 균형’ 신문사 중 그나마 나아

여성 29%…새내기 여성이 압도적
휴일근무 2.5일…마감 압박 ‘파김치’
성취감 높지만 ‘나의 성장’엔 갸웃

일과 삶의 균형

직원 86명(기자직군 78%) 설문 결과 주당 노동시간은 평균 51.29시간, 한달 평균 주말근무 일수는 2.5일이다. 설문 중에 “취재원과의 술자리, 집에서 하는 업무 등도 노동시간에 넣어야 하는가”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 늘 마감에 쫓기고 취재 활동에 시간 구분이 없는 기자직군이 절반 이상인 신문사의 경우 ‘일과 삶의 균형’ 만족도는 대체로 낮다. <조선일보> 직원 73명이 ‘잡플래닛’에 남긴 평가를 보면 ‘업무와 삶의 균형’ 점수는 5점 만점에 평균 2.1점이다. 중앙일보가 2.89점(36명 평가), 동아일보가 2.95점(39명 평가), 경향신문 3.38점(13명 평가), 한겨레 3.6점(16명 평가)이다.

한겨레신문사의 ‘일과 삶의 균형’ 만족도가 다른 신문사보다 높은 이유로 육아휴직 등 일·가정 양립 제도의 정착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 출산을 한 여직원 전부가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지난 5년 동안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 직원 수는 22명으로 전체 육아휴직자의 37%에 이른다. 육아휴직 사용에 남녀 구분이 사라지는 분위기는 갈수록 강해져 2015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전체 육아휴직자 21명 중 남성 비율은 43%로 높아졌다. 하지만 직장 어린이집은 설치하지 않은 상태다.

정신과 신체의 안전

마감에 쫓기는 업무 강도 대비 인력 충원 등 자원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스트레스 강도는 높은 편이다. 직원 86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21.7%가 “업무 스트레스가 매우 강하다”, 49.4%가 “강한 편”이라고 답했다. 스트레스의 주된 이유로는 “매일 경쟁해야 하고 평가받는 게 기자 일의 본질이지만 디지털 혁신 등으로 업무량은 많아지고 있음”, “마감과 업무량 과다로 ‘번 아웃’(소진) 증후군 증상이 있음” 등을 꼽았다.

성취감

직원들 중 절반 이상이 성취감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무를 하며 성취감을 느낀다고 응답한 사람은 설문 응답자 86명 중 54.7%였다. 성취감을 느끼는 주된 이유로는 “한겨레신문사를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보람”과 같이 의미, 좋은 언론사, 보람 등의 단어가 등장했다.

하지만 회사가 나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노동조합 설문 응답자 304명 중 52.7%가 부정적인 답변(전혀 그렇지 않다 14.5%, 별로 그렇지 않다 38.2%)을 했다. 그렇다는 응답은 11.9%에 그쳤다.

직장 내 차별

최근 신입 공채에서 여성의 비율이 남성보다 높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연차가 높아질수록 여성 직원이 드문 분포를 보인다. 2015년 말 기준 정규직 직원 540명 중 여성은 159명(29.4%)인데 여성 직원은 3명 중 2명(68%)이 20~30대, 남성 직원의 대부분(72%)은 40~50대다.

팀장급 여성 비율은 29.1%(103명 중 30명)로 전체 남녀 비율과 비슷하지만 부장급 여성 비율로 가면 15.8%(57명 중 9명)로 줄어든다. 부국장급 이상(23명)은 전원 남성이다. 여성과 남성 평균 임금은 각각 351만원, 453만원이며 평균 근속연수는 여성이 11년, 남성이 16.3년이다.

임지선 허승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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