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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5.16 21:32 수정 : 2016.05.17 09:32

직방 직원들이 출근길에 가장 먼저 보게 되는 회사 입구 환영 문구. 직방 제공

[더불어 행복한 세상] 창간 28돌 기획


회사 다닐 만해요?
좋은 일자리 프로젝트 1부

(4) 직방


“매일 ‘칼퇴근’을 한다고 하면 회사에 일이 없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어요. ‘직방’은 급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창업회사)이고 사실 업무도 매우 많은데 다들 정시 퇴근을 위해 5분 단위로 효율적으로 일하거든요. 일할 때 하고, 쉴 때 쉬자는 정책인 거죠.” 직방 직원 전하나씨의 말이다.

부동산 정보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로 출시 5년 만에 업계 1위로 자리를 잡은 ‘직방’의 사례는 직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소중히 하는 경영철학이 직원 개인의 삶부터 기업의 실적에까지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총 110명의 직원 중 72명을 대상으로 <한겨레>가 설문을 실시한 결과 대부분이 정시 퇴근을 하며 “좋은 상사와 일하고 있다”(94.4%)고 응답했다.

직방은 기업 정보 공유 플랫폼 ‘잡플래닛’ 평가에서 ‘일과 삶의 균형’ 부문 만족도 4.48점(5점 만점)을 받아 전체 기업 중 3위, 정보기술(IT)과 스타트업 기업 중 1위에 올랐다. 직원 30명이 평가한 총 만족도는 4.27점이었고, 회사 추천율은 87%에 달했다.

급성장 불구…휴일근무 석달 0.8일
오전9시13분 출근 오후6시57분 퇴근

■ 업무량 많아도 칼퇴근 직방은 ‘채널 브리즈’란 이름으로 2010년 설립된 회사다. 2012년 출시한 온라인 부동산 중개 서비스 ‘직방’은 지하철역과의 거리, 가격 등을 기준으로 오피스텔, 원룸 등 종류별 매물 정보를 사진과 함께 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안심중개사 제도’를 도입해 허위 매물이 올라오지 못하도록 관리한 점이 시장의 좋은 평가를 받아 출시 4년 만인 올해 1월 1200만 내려받기(다운로드)를 넘어섰다.

직방의 사무실에는 ‘벽’이 없다. 소통을 위해 파티션을 없앤 모습. 직방 제공
지난해 직방을 통한 부동산 거래 건수는 36만7995건, 거래액 23조원, 중개보수액은 1840억원에 달한다. 직방은 올해 중개보수액이 5140억원으로 약 3배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말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으로부터 38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지금까지 누적 투자유치 금액이 650억원에 달한다. 창업 당시 6명이던 직원 수는 5월 현재 110명까지 늘었다.

서비스의 빠른 성장과 업무량 증가에도 직방은 ‘칼퇴근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한겨레> 설문 결과 직방 직원 72명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2.9시간으로 야근이 거의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설문 응답자 중 38%(27명)가 “업무 강도가 높다”고 응답했다. 업무 강도는 높지만 야근은 거의 하지 않는 구조인 셈이다.

날짜를 특정해 실제 평균 출퇴근 시각을 조사한 결과 오전 9시13분 출근, 오후 6시57분 퇴근이었다. “상사의 눈치가 보여 야근을 해야 하는 분위기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에는 전원이 ‘아니요’라고 응답했다. 이들의 평균 휴일근무는 한달간 0.27일(석달간 0.8일)이었고, 한달 평균 회식은 1.19차례였다. 업무 중 한두 시간을 뺄 수 있는 근무시간의 유연함도 높은 것(74.6%)으로 집계됐다.

업종과 규모가 비슷한 기업들과 비교해보면 차이가 보인다. 2013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조사를 보면, 직원 수가 100~300명인 정보기술(IT) 업체의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9.9시간, 월평균 휴일근무 일수는 1.8일이었고, 한달에 1.9번 철야근무를 했다. 주당 평균 근로시간으로 환산하면 55시간27분에 달한다. 해당 업체 종사자들은 평균적으로 오전 8시24분에 출근해 저녁 8시18분에 퇴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차 자유롭게, 재충전 휴가 확대
“여행 때문에 회사 그만두지 마라”

■ 회사 관두지 말고 유럽 가기 직원 설문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가장 좋은 정책’으로 꼽은 것은 ‘리프레시 휴가’였다. 주어진 연차 중 최대 14일까지 휴가 사용을 신청하면 회사가 직원들에게 항공비용(최대 100만원)을 제공하는 제도다. 자유로운 휴가 사용 분위기는 이런 제도의 활용성을 높인다. 설문 응답자의 94.4%(67명)가 ‘자유롭게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10월 ‘직방’이 애플리케이션 내려받기(다운로드) 천만 돌파를 기념해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며 만든 행사인 ‘천만다행’ 파티 포스터. 직방 제공
비슷한 업종·규모의 회사들에서는 연차를 쌓아두고도 활용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존재한다. 직방과 비슷한 규모의 정보기술업체 직원들의 평균 연차휴가 일수는 13.1일이었는데, 실제 사용한 연차휴가 일수는 6.5일이어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직방은 휴가 사용의 자율성과 관련해 계속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애초 근속 1년 이상에게만 주어지던 ‘리프레시 휴가’도 올해 들어 전직원 대상으로 확대한 데 이어 최대 기간을 늘리는 것도 고민 중이다. 이런 정책은 우수 인재의 유출을 막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안성우 대표는 “유럽에 갔을 때 만난 한국인들이 대부분 직장을 그만두고 유럽에 온 것을 보며 직원들이 여행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있는 휴가를 제대로 활용하게 하자고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임금 비슷하거나 깎이는데도 선택
“수평관계…존중…여성차별 없음”

■ 입사 이유 ‘가능성과 분위기’ 최근 몇년 사이 스타트업 열풍이 불면서 대기업을 다니다가 이직을 하는 사례도 눈에 띄고 있다. 이 경우 이직의 조건은 임금이나 고용안정성 등 ‘전통적인 좋은 직장의 조건’이 아니라 가능성, 성취감, 사내문화 등인 경우가 많다. 직방 직원들 역시 입사 이유로 성장·발전 가능성(24명), 기업문화와 분위기(12명), 비전과 가치관(9명), 직장 내 관계(8명), 일과 삶의 균형(7개) 등을 꼽았다. 이직자의 84.1%(37명)가 임금이 비슷하거나 깎이는데도 직방을 선택했다고 응답했다. 전체 직원 중 여성 비율은 30%(33명)이고, 팀장급 여성 비율은 12.5%(8명 중 1명)다. 출산 등으로 인한 여성 차별 분위기가 존재하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직원은 한 명도 없었다. 직방의 사내문화를 묻는 <한겨레> 설문에 직원들은 ‘수평적이고 평등한 관계’(19회 언급)를 가장 많이 꼽았고, ‘존중과 배려’(15회)를 그다음으로 꼽았다. 응답자 전원이 “직방의 직원 수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응답했다.

허승 임지선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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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좋은 일자리 프로젝트’는 기업별 일자리 질을 △임금의 질 △고용안정성 △일과 삶의 균형 △정신과 신체의 안전 △성취감 △직장 내 차별 6가지 기준으로 분석해보는 기획입니다. 업종, 규모, 지역에 관계없이 모든 직장인은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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