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5.18 19:22
수정 : 2016.06.23 14:46
야권 차기주자들 ‘광주 구애’ 경쟁
안철수 “새누리당과 연정은 없다”
문재인 “‘임을 위한’ 지정곡 만들것”
박원순 “광주정신 위해 싸워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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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이 5·18 민주화운동 36주년을 맞은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 참배하러 들어서고 있다. 광주/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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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 36주기를 맞은 광주는 2017년 대선 도전을 노리는 야당 정치인들의 ‘구애 경쟁’으로 뜨거웠다. 본선 도약의 1차 관문인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해 18일 5·18 민주묘역 기념식장에는 문재인·안철수·손학규·안희정 등 야권의 잠재 후보군이 한데 모였다. 지난 주말 광주를 미리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에서 별도로 열린 기념식에 참석했다.
‘정계은퇴 상태’인 손학규 전 상임고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계 복귀를 시사하는 발언을 내놨다. 그는 이날 측근과 지지자 등 250여명과 함께 5·18 묘역을 찾아 “우리는 4·13 총선 결과를 깊이 새기고 국민의 분노와 좌절을 제대로 안아 새판을 짜는 데 앞장서 나갈 것을 다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야권에서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이 많다’는 기자들 질문에 “이 정도만 하자”며 즉답을 피했다. 기념식 참석 이유와 관련해선 “여기에 매년 왔다. 그리고 제가 살고 있는 강진이 바로 이웃”이라고 했다. 손 전 고문은 묘역 참배 뒤 지지자 600여명과 함께 오찬을 했다. 손 전 고문의 주변에선 그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이 10주년을 맞는 오는 7월을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도 광주를 향해 단호한 메시지를 던졌다. 안 대표는 이날 광주지역 언론사 대표들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새누리당과의 연정은 없다. (다만) 새누리당에서 합리적 보수성향 인사가 (국민의당에) 온다면 받겠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되는 ‘새누리당 대선후보 가능성’에 대해서는 “새누리당보다 더민주에서 (나를 음해할 목적으로) 나오는 이야기 같다”고 일축했다. 총선 직후 연정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면서 호남지역 지지율이 하락하자, 호남의 거부감이 큰 새누리당과의 연정설에 명확하게 선을 그음으로써 동요하는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전날 광주에서 전야제 일정을 소화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기념식이 시작되기 40분 전 행사장에 나와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그는 기념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임을 위한 행진곡의) 합창은 되고 제창은 안 된다는 게 도대체 무슨 논란인지 알 수 없다. 오늘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당당하게 부르고 다음에 저희가 지정곡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기자들과 만나 “‘임을 위한 행진곡’은 논란의 주제가 아니다. 정부는 공연한 논란을 잠재워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호남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있는 박원순 시장은 이날 서울광장에서 열린 5·18 기념식에 참석해 “제 인생 또한 광주정신에 빚졌다. 인권변호사로, 시민운동가로, 서울시장으로 살아오며 광주정신은 제 믿음과 소신이었고 제 행동의 근거였다”며 ‘광주와의 일체감’을 강조했다. 또한 “지금 광주정신이 흔들린다”며 “다시 ‘불의에 저항해 대동사회를 만들자’는 광주정신을 위해 싸워 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페이스북의 대문 사진도 “광주정신은 미래입니다”라는 문구로 바꿨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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