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3.07 19:11
수정 : 2019.03.0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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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김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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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체크
일부 주장이 사실과 다른 이유
① 에너지전환 진행되며 악영향?
원전 설비용량 11년 뒤에야 감소
② 탈원전 영향으로 원전 덜 가동?
사용 감소는 정비일수 늘었기 때문
③ 석탄발전 늘어 미세먼지 급증?
석탄발전소 배출량은 계속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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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김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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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자 ‘탈원전 탓’이라는 주장이 또다시 얼굴을 내밀었다. 정부의 에너지전환 선언으로 석탄발전이 늘어 미세먼지가 심해졌다는 명백한 거짓 주장이다. 최근 몇년 동안 원자력발전량 변화, 석탄발전소가 내뿜는 미세먼지 총량 등 구체적 통계를 비교해보면, ‘탈원전 때문’이란 ‘가짜뉴스’의 진상은 그대로 드러난다.
에너지전환, 얼마큼 진행됐나
‘탈원전 때문’이란 주장이 거짓인 첫째 이유는, 지난 2년간 ‘실질적인’ 탈원전은 시작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울산 울주에서 건설이 중단됐던 신고리 5·6호기는 2017년 공론화위원회를 거쳐 건설 재개가 결정됐다. 신고리 3호기는 2016년 12월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최근 운영허가가 떨어진 신고리 4호기 시운전이 7개월여 뒤 마무리되면 발전설비 용량이 1.4GW가 추가된다.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도 원전 설비용량은 2017년 36.9GW에서 2030년 39.9GW로 늘어난다. 노후원전 수명 연장 금지와 신한울 3·4호기 등 신규 원전 사업 백지화 및 재검토라는 상당히 온건한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라, 실제로 원전 설비용량 규모가 줄어들기 시작하는 시점은 11년 뒤다. 앞으로 60여년이 지난 뒤에야 ‘원전 제로’에 도달하게 되는데, ‘탈원전 탓’ 주장은 벌써 원전이 문을 닫은 것처럼 속이고 있다.
줄어든 원전 발전량, 탈원전 때문인가
일각에서는 발전 설비 용량은 늘었지만, 이번 정부 들어 탈원전 정책 때문에 원전을 예전보다 덜 사용했다고 주장한다.
‘원전이 덜 사용됐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유는, ‘에너지전환’과 무관한 원전 정비 일수 증가 때문이다. 국내 원전 곳곳에서 격납고 콘크리트 벽 내 공극(빈 공간), 철판 부식 등 부실공사 흔적이 무더기로 발견된 탓이다. 정비가 특히 집중된 지난해 상반기 국내 전체 원전의 총 정비 일수는 1700일로, 전년 동기에 견줘 1080일이 늘었다. 미세먼지를 예상하고 원전을 더 가동해야 했다는 주장은, 대형사고 위험을 무릅쓰고 원전을 돌려야 했다는 주장과 다름없다.
원전 이용률이 크게 떨어진 일은 대규모 원전 납품비리가 드러난 2013년에도 있었다. 당시 조사와 부품 교체를 위해 국내 원전이 누적 1513일 멈춰 있었다. 당시는 지금보다 액화천연가스(LNG)나 태양광·풍력발전소가 적었던 시기라 석탄발전소가 더 가동됐지만 미세먼지 논란은 없었다.
석탄발전 미세먼지는 줄었다
석탄발전소가 내뿜는 미세먼지 배출량은 계속 줄어들었다. 산업통상자원부·환경부가 집계한 2014~2018년 발전원별 미세먼지 배출량을 보면, 석탄발전소 미세먼지 배출량은 2014년 3만4814톤, 2016년 3만679톤, 2018년(잠정) 2만2869톤으로 감소했다. 석탄발전소 설비용량 증가에도 탈황 설비 등 환경설비 투자가 함께 늘어난 결과다.
정승일 산업부 차관은 6일 “30년 이상 쓴 노후 석탄발전소 6기 조기폐쇄 시점을 당초 계획(2022년)보다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미세먼지가 심했던 이날 전체 119.35GW 발전설비 가운데 90.34GW만 가동됐다. 발전설비 22.8%는 ‘대기’ 상태였다. 이런 설비 과잉 상태에서 신규 원전을 짓는 것은 과잉 투자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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