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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7.24 08:43 수정 : 2019.07.24 21:41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시민들은 기꺼이 1만원을 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대기오염에 대한 서울시민 인식변화
15년 전 3000원에 비해 3배로 늘어
지급의사 응답률도 48%→79% 1.6배
“적극적 공공 자원 투입 고려할만”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시민들은 기꺼이 1만원을 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시민들이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꺼이 내겠다는 금액이 15년 동안 3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급 의사를 나타낸 사람도 1.6배 많아졌다.

연세대와 세종대 공동연구팀이 한국기상학회 학술지 <대기>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대기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일정 금액을 지급할 의사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2002년에는 응답률이 48.0%였던 것이 2014년에는 68.3%, 2019년에는 79.0%로 증가했다. 미세먼지 등을 해결하는 데 기꺼이 돈을 내겠다는 사람이 2002년에 비해 각각 1.4배, 1.6배 많아진 셈이다.

또 연구팀이 대기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한달에 지급하겠다는 금액(WTP·Willingness To Pqy)이 2002년에는 2899±275원, 2014년에는 6451±490원, 2019년에는 9751±808원으로 늘어났다. 올해 월평균 WTP는 2002년에 비해서는 3배, 2014년에 비해서는 1.5배이다.

연구팀은 2014년 6월과 2019년 3월 2주일 동안 인터넷을 통해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 문항을 2002년 진행한 다른 연구팀의 조사 때와 동일하게 해 상호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설문조사 표본은 2002년에는 245명, 2014년에는 346명, 2019년에는 200명으로, 2014년과 2019년에는 서울시민 대상으로만 조사를 한 반면 2002년에는 전국 대상(서울 37.6%)이었다.

응답자들의 급격한 인식 변화는 올해 1월1일부터 3월 초까지 PM10(지름 10㎛ 미만 미세먼지 농도)이 일 평균 50㎍/㎥ 이상인 날이 50일, 100㎍/㎥인 날이 9일로 기록될 정도로 미세먼지 농도가 이례적으로 높았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구팀이 2004년부터 현재까지 구글 트렌드(trends.google.com)를 통해 ‘미세먼지’ ‘먼지 마스크’의 월별 웹 검색량을 분석해보니, 2013년 이전 미세먼지 검색량은 2019년 3월 검색량의 1% 미만이었다. 2013년 4분기부터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2014년 6월의 미세먼지 관심도는 2019년 3월의 6%에 지나지 않았다(올해 미세먼지 검색량이 2014년의 16.7배).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대기오염 문제에 관심이 있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2014년 86.5%에서 2019년에는 97.6%로 증가했으며, 대기오염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는 응답도 16%에서 52%로 급증했다. 오염원에 대한 인식도 변화해, 2002년과 2014년에는 자동차의 배기가스(각각 84.3%, 70.0%)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응답한 데 비해 2019년에는 가장 중요한 배출원으로 발전소(35.6%)를 꼽았다. 다음으로는 공장(33.2%)과 자동차(28.8%)가 뒤를 이었다. 대기오염 정책에 대한 인지도도 변해 2014년에는 75.9%가 정부 및 지자체의 대기오염 대책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변했던 것이 2019년에는 38.3%로 줄었다.

연구팀은 설문조사에서 ‘공기오염 현황과 오염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설명’을 제시한 뒤 “공기중의 대기오염물질은 사람의 눈을 따갑게 만드는 증상으로부터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쉬기 불편한 가벼운 호흡곤란 증상 혹은 천식, 폐렴 등과 같은 호흡기 질환을 발생시키기도 합니다. 귀하께서는 이러한 증상들에 대해 향후 1년동안 완전히 경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일정금액을 기꺼이 지급하실 생각이 있으신지요?” “만약 시민 1000명 중 5명이 공기중의 오염물질들로 인해 발생되는 천식, 폐렴 등과 같은 호흡기 계통 질환으로 사망한다고 가정할 경우, 귀하께서는 이 사망자 수를 0명으로 만들기 위해 기꺼이 일정 금액을 지급하실 의사가 있으십니까?” 등 두 번에 걸쳐 지급의사와 금액을 물었다. 돈을 내지 않겠다는 사람들을 포함할 경우 월평균 WTP는 2002년 1763.3±234원, 2014년 4587±382원, 2019년 8240±727원으로 집계됐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2018년 기준으로 월평균 WTP가 2002년 2588원, 2014년 4827원(2002년 대비 1.9배), 2019년 8249원(3.2배)으로 나타났다. 올해 월평균 WTP는 2014년에 비해서는 1.7배로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에서 대기오염 문제에 대한 관심의 폭발적 증가에도 대기오염 정책에 대한 이해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시민들이 개인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대기오염 문제 해결에 동참하겠다는 의사가 확인된 만큼 적극적인 공공 자원의 투입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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