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버닝썬’에서 찍힌 CCTV 영상이라며 SNS에 공유되고 있는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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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폭행 피해자 체포·폭행 논란…국민청원 20만명 넘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전담수사팀으로 ‘물뽕’ 의혹 등 집중 내사
클럽 ‘버닝썬’에서 찍힌 CCTV 영상이라며 SNS에 공유되고 있는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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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말렸다” vs “성추행 저질렀다” 첫번째 쟁점은 ‘김씨가 어떻게 클럽에서 나오게 됐는지’에 대해서다. 이 쟁점은 김씨가 성추행을 말리다 폭행당한 피해자인지 아니면 반대로 성추행을 저지른 가해자인지를 가를 중요한 포인트다. 김씨의 주장에 의하면, 김씨는 클럽 이사에게 추행당하던 여성을 돕다가 이사와 안전요원들에게 폭행을 당한 뒤 클럽에서 끌려 나왔다고 한다. 김씨는 한 남성이 여성의 몸을 움켜쥐며 끌어당겼고, 이 여성은 끌려나가지 않기 위해 김씨를 붙잡고 버텼으며, 이 과정에서 김씨가 남성의 팔을 잡자 바로 주먹이 날아왔다고 주장했다. 반면 클럽 쪽의 설명은 다르다. MBC와의 인터뷰에서 클럽 쪽은 “김씨가 성추행을 했느니 안 했느니를 놓고 다른 손님과 시비가 붙어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김씨를 밖으로 데리고 나와 때렸다”고 주장했다. 폭행 당사자인 버닝썬의 이사 장씨는 <이데일리>에 클럽 내부 폐회로(CCTV)텔레비전 영상을 제공하면서 “김씨가 여성 손님에게 수차례 걸쳐 접근하는 것을 목격했고, 손님들 민원이 이어져 묵과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의 설명도 클럽 쪽의 주장과 맞닿는 부분이 있다. 강남경찰서는 “강제추행에 대해 12월21일 고소장을 접수해 피해 진술을 확보했고, 관련 동영상을 피해자와 김씨가 모두 열람해 1차 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김씨가 여자 손님 한명과 여자 종업원 한명을 강제추행했다”고 전했다. _________
경찰은 김씨를 폭행했나? 두번째 쟁점은 ‘경찰이 김씨를 폭행했는지’ 여부다. 김씨는 경찰에게 총 세 차례에 걸쳐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먼저 김씨는 경찰이 자신을 체포해 경찰차에 태운 뒤 욕설과 폭행, 짓누름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에는 경찰이 김씨를 차에 태우며 머리를 잡아끌고 몸 위에 올라가 제압하거나 머리를 움켜쥐는 장면 등이 담겨있다. 하지만 이 블랙박스 영상에는 순찰차가 막 출발한 직후 장면들이 찍히지 않았다. 김씨가 경찰에 폭행당했다고 주장한 순간의 블랙박스 영상이 찍히지 않은 셈이다. 경찰은 순찰차 시동을 걸고 난 뒤 50초 동안은 블랙박스가 작동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해명했다. 또한 김씨는 역삼지구대에 온 뒤에도 지구대 출입문으로 들어설 때 경찰관이 자신을 계단에 넘어뜨리고 발로 찼다고 주장했다. 당시 CCTV 영상을 보면, 김씨가 경찰관 두명에게 끌려 들어오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김씨는 이 장면 바로 직전에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를 폭행한 버닝썬 이사 장씨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지구대에 갔을 때 김씨가 피를 흘리는 걸 보고 놀랐다”고 했다. 사건 현장에서는 얼굴에 상처가 없었는데 김씨가 지구대에서 피를 흘리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씨는 입에서 피가 나와 이를 뱉어내는 자신에게 경찰들이 가래침을 뱉는다며 “공무집행 방해로 넣겠다”고 했다고도 주장했다. 김씨의 설명에 의하면, 경찰이 이 장면을 영상으로 찍었고, 김씨가 “침이 아니라 피”라고 말하자 경찰 10여명이 자신을 구타했다는 것. 또한 김씨의 어머니가 구타 장면을 촬영하려 하자 휴대전화를 빼앗고 지구대 밖으로 내보낸 뒤 문을 잠갔다는 주장도 했다. 경찰은 지구대 폭행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김씨가 출입문 입구에서 혼자 넘어져 코피가 난 것일 뿐, 때린 적은 절대 없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경찰서.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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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김씨만 체포했나? 세번째 쟁점은 ‘왜 경찰이 신고자인 김씨만 체포했는지’다. 김씨는 자신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클럽 직원들과 대화를 한 뒤 오히려 김씨를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자신을 폭행한 클럽 직원들을 클럽 안으로 들여보냈고 이에 “저 사람을 놓아주면 안 된다”고 하자 김씨를 경찰차로 밀어붙이고 뒷수갑을 채웠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혹시 이게 쌍방폭행으로 보이신다면 현행범으로 저 사람과 저를 둘 다 잡아야 하는데 왜 저만 체포하시느냐”고 물었으나 경찰이 김씨를 경찰차에 밀어 넣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차분하게 상황을 설명했으나 자신을 취객 취급하며 욕설과 폭행을 가했다는 것이다. 또한 경찰이 CCTV만 확인해도 폭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조차 하지 않았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반면 경찰은 김씨가 소란을 피우고 조사에 응하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강남경찰서는 입장을 내 “김씨가 집기를 던지는 등 흥분한 상태로 인적사항 확인을 거부했고, 클럽 손님 및 보안요원들이 ‘김씨가 보안요원을 폭행하고 난동을 부렸다’고 진술했다”며 “이에 김씨에게 관련 사실을 확인하려 했으나 김씨가 지속적으로 욕설을 하며 소란을 피워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CCTV를 확인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CCTV는 수사과정에서 언제든 확인할 수 있는 것이고, 당시에는 추가 피해 방지 등 초동 조처가 우선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버닝썬 이사 장씨는 당시 자리에 없었고, 이후 클럽 관계자를 통해 연락한바 스스로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체포하지 않은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장씨 또한 CCTV 영상을 근거로 김씨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입건했다”며 “마치 김씨만 입건하고 장씨는 봐주기를 했다는 식으로 말하는 건 왜곡”이라고 전했다. _________
경찰은 증거인멸을 시도했나? 네번째 쟁점은 ‘경찰이 증거인멸을 시도했는지’다. 김씨는 강남경찰서를 증거인멸과 직무유기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이 자신을 폭행한 증거를 없애려 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사건이 일어난 뒤 경찰차에서 폭행을 당한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강남경찰서에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요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강남경찰서는 ‘사생활 침해’라는 이유로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김씨는 법원에 증거보전 신청을 내 영상을 받아볼 수 있었다. 그런데 김씨가 받은 영상은 원본 영상이 아닌 편집본이고 시간이 2분30초에 불과할뿐더러, 화질 또한 언론사가 제공받은 영상에 견주어 나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경찰은 법원 결정에 따라 지구대 CCTV 영상도 공개했는데, 법원이 공개하라고 명령한 4대의 CCTV 가운데 1대만 공개했다. 경찰은 2대는 선이 끊어져 녹화가 안 됐고, 나머지 1대는 김씨가 거의 찍히지 않아 법원에 제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강남경찰서는 이에 대해 “블랙박스 영상은 기술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조작하거나 중간에 빼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CCTV에 대해서도 “지구대 내 CCTV 운영이 4개까지 가능해 초과하는 2개를 단선한 것이고 2015년 업체에서 이를 확인한 자료도 확보했다”고 해명했다. _________
버닝썬은 “폭행 물의 사죄·문제 직원은 퇴사 조치” 한편, 클럽 ‘버닝썬’은 30일 대표이사 이성현·이문호 명의로 입장문을 내 “당해 사건은 클럽 직원이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 고객의 민원을 전달받아 대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며 “클럽 직원이 폭행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 진심 어린 사죄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사건과 관련된 상세한 경위가 기록된 영상 전부를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등 보도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하여 진실이 철저히 규명될 수 있도록 모든 협조를 다 하겠다”며 “당해 폭행사건과 관련된 클럽 관계자는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징계 및 퇴사 조치 했고, 클럽 직원들에 대한 교육과 안전, 보안 관련 매뉴얼 개선 등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에 있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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