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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15 17:06 수정 : 2019.11.15 17:21

한진칼이 ‘지배구조 개선’ 위해 만든 거버넌스위원회에
KCGI “위원장이 대주주와 밀접, 독립성 의심된다” 지적

한진그룹 지주사격인 한진칼의 2대 주주(15.98%) 케이씨지아이(KCGI)가 한진칼 및 대한항공이 ‘지배구조 개선’ 차원에서 만든 거버넌스위원회의 독립성이 의심스럽다며 “한진칼의 2대 주주로서 거버넌스위원회에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케이씨지아이는 15일 낸 보도자료에서 한진칼의 거버넌스위원회 등이 “대주주의 입김과 무관하게 독립적이고 전문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지에 관해 의구심이 있다”며 “한진칼의 2대 주주로서 주주 가치에 직결되는 사안에 대해 타당성을 검토하는 거버넌스위원회에 단 한명이라도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앞서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했다. 지난 8일 한진칼은 이사회 아래에 회사 경영 사항 중 주주 가치에 직결되는 사안에 대해 타당성을 사전에 검토하는 ‘거버넌스위원회’와, 이사의 보수 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보상위원회’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거버넌스위원장은 주순식 사외이사(법무법인 율촌 고문)가 맡았다. 대한항공도 7일 사외이사추천위원회 위원장을 기존 대표이사에서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로 하고, 보상위원회를 신설한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 지배구조헌장을 발표했다. 대한항공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장은 정진수 사외이사(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라고 전해졌다.

이에 대해 케이씨지아이는 “이들은 모두 대주주와 밀접한 로펌의 관계자”라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기존 경영진의 지인으로 구성된다면 오히려 단 한명의 독립적인 인사도 추천할 수 없는 이중차단장치가 될 수 있다. 또 거버넌스위원회가 비지배주주들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한다면, 대주주 위주의 의사결정 구조가 더욱 굳어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화우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 2심을 맡았으며, 율촌은 고 조양호 회장의 2017년 횡령 혐의 수사 변호 등 총수일가 변호를 비롯해 현재는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상속세 관련 절차를 담당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케이씨지아이는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의 중요한 핵심은 사외이사들이 대주주와 독립적으로 자신의 직무를 충실하게 이행할 것인지에 귀결된다”며 “케이씨지아이는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장악할 의도가 없고 주주로서 감시와 견제역할을 하려 한다”며 거버넌스위원회 참여를 요청했다.

한편 케이씨지아이는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지배구조 개선) 조처가 검사인 선임 과정에서 밝혀진 대주주 일가의 보수 및 퇴직금 지급 관련 위법사실을 가리기 위한 미봉책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케이씨지아이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는 고 조양호 회장의 퇴직금과 퇴직위로금의 액수와 시기 등이 적법했는지 따지기 위해 법원에 검사인 선임을 신청했고, 지난달 31일 법원에서 일부 인용돼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케이씨지아이는 지난 5월 고 조 회장에 대한 퇴직금 액수가 적정했는지를 밝히겠다며 검사인 신청을 낸 바 있다. 고 조 회장은 한진칼에서만 근로소득과 퇴직금을 57억7600만원을 수령했으며, ㈜한진·대한항공·진에어·한국공항까지 포함하면 702억28만7277원을 받았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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