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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3.26 22:10 수정 : 2019.04.01 18:13

정의당 여영국 후보와 심상정 의원이 26일 오전 창원 성산구 법원사거리에서 선거 유세 차량에 올라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4·3보선 창원성산 르포
‘노회찬 지역구’ 표심 향배는

도의원 출신 정의당 여영국
지역기반 탄탄히 다져 ‘강점’

네번째 도전 한국당 강기윤
‘문재인 정부 심판론’ 목소리

민중당 손석형, 완주 선언 변수로
바른미래 이재환 ‘젊은 후보’ 호소

정의당 여영국 후보와 심상정 의원이 26일 오전 창원 성산구 법원사거리에서 선거 유세 차량에 올라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4·3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일주일 남겨둔 26일 오전, 경남 창원성산 선거구에 출마한 여영국(55) 정의당 후보가 법원사거리에 섰다. 남색 양복에 노란 넥타이를 매고 노란색 운동화를 신은 여 후보의 얼굴은 가볍게 상기돼 있었다. 하루 전 정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의 단일후보로 선출된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듯했다.

여 후보가 사거리 횡단보도 앞에서 지나가는 차를 향해 연신 손을 흔들었다. 차 한대가 짧게 경적을 울리더니 차창을 내리고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보였다. 옆에 있던 같은 당 심상정 의원이 걸걸한 목소리로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여 후보는 창원에서 진보정당의 유일한 지역구 광역의원으로 국회의원 도전은 처음이다. 지난 20대 총선 직전 고 노회찬 의원을 설득해 이 지역에 출마하도록 했지만, 지난해 노 의원이 갑작스럽게 숨지자 ‘노회찬의 못다 한 꿈’을 이루기 위해 이곳에 나섰다.

도의원을 재선하며 지역 기반을 탄탄히 다져놓았다는 것은 여 후보의 강점이다. 상남시장에서 18년간 과일가게를 운영했다는 선창규(52)씨는 “도의원 시절 여 후보는 시장에 올 때마다 ‘행님 식사하셨습니까. 동생 밥 뭇나’ 하며 상인들을 살뜰히 챙겼다. 그러더니 어느새 우리 생활에 이웃처럼 들어와 있었다”고 말했다.

창원 성산 지역은 창원공단이 있고 노동자 비중이 커 전통적으로 진보정당이 강세를 보여온 지역이다. 17·18대 총선에서는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지난 총선에는 노회찬 의원이 당선됐다. 18만3900여명의 유권자 가운데 40·50대 비중이 높다. 50대가 24.4%(4만4904명)로 가장 많고, 40대 21.4%(3만9353명), 20대 19.2%(3만5377명) 등의 차례였다. 하지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창원에 둥지를 틀고 연일 ‘문재인 정부 심판’을 외치는 상황에서 ‘민주당-정의당 단일후보’라는 타이틀은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조선업 불황 등으로 경기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도 야당의 ‘경제실정’ 프레임이 먹혀들 수 있는 토양이다. 창원공단 현대위아 근처에서 15년 넘게 식당을 운영하는 이아무개(63)씨는 “2~3년 전만 해도 점심때 자리가 없었는데, 지금은 점심때 다섯그릇만 팔아도 다행이다. 경기가 하도 안 좋으니 문재인 정부가 인기가 없다”고 말했다.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가 26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성원남산3차 사거리에서 주민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서영지 기자
강기윤(59) 자유한국당 후보는 ‘경제는 강기윤’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경제 상황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안과 불만을 파고들려는 전략이다. 이 지역에서만 네번째로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것인 만큼 강 후보는 민심 파악에도 능하다. 18대 때 권영길 후보에게 패했고, 19대 때는 손석형 통합진보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지난 총선에서 다시 노회찬 후보에게 패했다.

상남시장에서 30년 넘게 식자재 영업을 하는 최종범(57)씨는 “범여권에는 최저임금이 가장 치명타다. 인건비와 재료비를 감당 못 해 폐업하는 가게가 너무 많다”고 했다. 그는 “집권여당이 왜 야당인 정의당과 단일화를 하나? 어차피 당선이 안 될 거 같으니까 책임을 회피하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했다. 강 후보는 이날 오후 5시 황교안 대표와 나란히 서서 퇴근인사를 했다.

창원에서는 ‘여영국-강기윤’의 양강구도가 형성되면서 경기고 동기동창인 ‘노회찬-황교안의 대리전’이라는 비유도 등장했다. 여 후보가 고 노회찬 의원의 뒤를 잇고자 하고, 황 대표는 정치적 입지 구축을 위해 창원 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을 빗댄 분석이다.

완주를 선언한 손석형(61) 민중당 후보도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변수로 꼽힌다. 반송시장에서 만난 성영환(44)씨는 “민중당 손 후보와 정의당이 따로 출마해 안타깝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초대 본부장을 지낸 손 후보와 여 후보가 단일화했으면 시너지가 컸을 텐데 아쉽다”고 했다 .

바른미래당 이재환(38) 후보는 유일한 ‘30대 후보’라는 점을 앞세운다. 그는 “자부심이었던 창원이 경기 침체로 어려움에 부닥쳤지만,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정치인을 본 적이 없다”며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이밖에 대한애국당 진순정(41), 무소속 김종서(64) 후보 역시 당선을 위해 뛰고 있다.

창원/글·사진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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