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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5.30 16:49 수정 : 2019.05.30 21:13

외교부, 30일 징계위에서 최종 확정
한-미 정상 통화 유출 혐의 인정돼
ㄱ씨에게 내용 건넨 외교관은 감봉
관리 책임 ㅇ씨는 중앙징계위에서

한-미 정상의 통화 내용을 고교 선배인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유출한 혐의로 주미대사관 직원 ㄱ씨에 대해 파면 처분이 30일 내려졌다. ㄱ씨에게 해당 통화 요록을 열람하도록 한 직원 ㅇ씨에 대해서는 예상과 달리 ‘감봉 3개월’의 경징계로 결정됐다.

외교부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외교부)에서 징계위원회를 열어 이렇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징계위에서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에 해당해 파면 의결을 했다고 설명했다. 유출의 배경에 고의는 없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애초 외교부 쪽은 ㄱ씨가 5월 통화 내용뿐 아니라 지난 3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려 했으나 거부당했다는 사실과 지난 4월 한-미 정상회담 관련 실무협의 내용도 강 의원에게 전한 것으로 보인다며 ‘유출이 반복된 만큼 고의성이 있다’는 데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ㄱ씨는 5월 통화 요록 유출을 시인하면서도 “의도는 없었다” “강 의원이 자신만 참고하겠다고 했다”고 주장해왔다.

ㄱ씨의 경우 징계위가 열리기 전부터 파면 처분이 내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3급 비밀로 분류된 두 정상 간 통화 내용을 강 의원의 요청에 따라 전하고, 강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한 초유의 사태가 정치 쟁점화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까지 직접 국민에게 사과하는 등 엄중 문책 기류가 강경했다. 파면은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이 받는 최고 수준의 징계로, 확정되면 퇴직금 및 공무원 연금은 절반으로 깎이며, 5년 동안 공무원 임용이 제한된다.

ㄱ씨의 파면은 다음주께 인사혁신처에서 의결해 임면권자인 대통령의 재가가 떨어지면 확정된다. 다만 ㄱ씨 쪽은 소청을 제기할 예정이어서 ㄱ씨의 거취는 소청심사위원회를 거쳐야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ㄱ씨에게 정상 간 통화 요록을 보여준 주미대사관 ㅇ씨는 비밀 관리 업무를 소홀히 한 혐의로 중징계(파면, 해임, 강등, 정직) 의견으로 징계위에 회부됐지만 경징계를 받았다. 이는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이라고 판단됐다는 뜻이다. 외교 업무 특성상 전문을 필요한 범위 내에서 공유해온 관행이 참작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징계위를 구성한 외부위원 4명의 의견이 경징계 쪽으로 몰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외교부는 이밖에 징계 대상에 오른 주미대사관 고위 간부에 대해서는 주중으로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할 방침이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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