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27 21:30
수정 : 2019.08.27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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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려고 백악관을 떠나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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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외교위원장 의회 누리집에
“깊이 우려…지역안보 해쳐” 성명
전문가 “우리 국익 앞세워 판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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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려고 백악관을 떠나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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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미국도 이해하고 있다”는 지난 22일 청와대의 설명과 달리, 미 행정부는 물론 의회까지 나서 연일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효력을 발휘하는 11월23일 전에 한국 정부가 결정을 재검토하도록 촉구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의견이 많다.
27일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미국은 대외적으로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실망”과 “우려”를 표하는 동시에 한-미 외교채널을 통해서도 같은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전해진다. 한-미 소통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정부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표명하는 메시지와 한-미 양자끼리 주고받는 메시지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우리는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를 종료한 것에 대해 깊이 실망하고 우려한다”(25일(현지시각)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는 식의 메시지를 외교 채널을 통해서도 한국에 전달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불만 표출은 22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계속됐다. 엘리엇 엥걸 하원 외교위원장은 24일 하원 외교위원회 공식 누리집에 “한-일 지소미아를 종료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결정에 깊이 우려한다. 북한의 도발적인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일본, 한국이 힘을 합쳐야 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결정은 지역 안보를 해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22일 국무부가 논평에서 “미국은 문재인 정부가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은 데 대해 강한 우려와 실망을 표명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고, 같은 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역시 “실망했다”고 한 데 이어 잇따라 같은 메시지가 나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중국을 견제하고자 하는 미국의 중장기적 전략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미국에서 불만이 나오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정부 관계자는 “미국은 한-일 갈등이 확전하는 쪽으로 가는 데에 불만이 있다”며 “지소미아 종료 전에도 ‘잘못 판단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낸 바 있다”고 말했다. 한 국책 연구기관 관계자는 “지소미아 종료로 미국이 생각하는 대중국 견제용 아시아태평양 전략 기본 틀에 문제가 생긴다”며 “미국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언급했듯 11월23일까지는 지소미아 재검토와 관련한 협상의 여지가 남아 있다고 본 듯하다. 미국이 계속 강한 톤으로 불만을 드러내는 데에는 한국 정부에 협정 유지를 촉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짚었다.
정부가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국익을 최우선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책연구기관 고위 관계자는 “한-미-일 공조가 중국을 상정한 ‘삼각 동맹’으로 가면 이번 일이 아니더라도 지소미아를 끊어야 한다”며 “한-미-일 공조가 우리 국익보다 앞서지 않는 상황에서 지소미아를 유지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노지원 성연철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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