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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8.28 20:36 수정 : 2019.08.29 09:29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28일 오후 청와대 브리핑실에서 일본의 2차 경제보복 조치인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일 ‘백색국가 한국 제외’ 시행>
청 “안보·수출규제 연계하고 한미일 관계 저해한 건 일본”
“공 넘어갔다” 태도변화 촉구 외교부는 일 대사 불러 항의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28일 오후 청와대 브리핑실에서 일본의 2차 경제보복 조치인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와 정부는 28일 한국을 겨냥한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우대국) 제외 조처를 이날부터 시행한 일본 정부에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간 우리 정부가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해 일본이 취한 경제보복 조치를 철회하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했음에도 오늘 부로 우리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정부는 이 조치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을 종료함으로써 수출규제 조처를 안보 문제와 연계시켰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도 반박했다. 김 차장은 “일본 정부는 당초 강제징용 문제 탓에 양국 신뢰 관계가 훼손됐다고 했다가 나중에 우리의 수출허가제도상의 문제점이 일본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안보 문제와 수출규제 조치를 연계시킨 장본인은 바로 일본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지적한다”고 꼬집었다.

또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을 언급하며 “한국이 역사를 바꿔쓰려 한다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을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역사를 바꿔쓰고 있는 것은 바로 일본”이라고 쏘아붙였다.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을 시정하라는 일본 정부 요구에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사법부에 대한 정부 간섭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 차장은 “공은 일본 쪽에 넘어가 있다”면서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그는 “우리에 대한 자의적이고 적대적인 경제보복 조치로 한-미-일 관계를 저해한 것은 바로 일본”이라며 “광복절 경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했듯이 일본이 우리가 내민 손을 잡아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유감 표명과 항의 조처도 이어졌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일본 수출규제 대응 관련 확대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일본이 부당한 조치를 계속하는 것을 몹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일본이 사태를 더 악화시키지 않으면서 한-일 관계 복원을 위한 대화에 성의있게 임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를 불러 항의하고 조치 철회를 요구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이날 0시를 기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인 에이(A) 그룹에서 비(B) 그룹으로 떨어뜨리는 내용의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수출업체들은 그동안 한국에 전략물자를 수출할 때 ‘일반포괄허가’(3년 단위 1번 허가)를 받으면 됐지만, 이날부터는 군사 전용 우려가 있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수출 때마다 일일이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일본 정부가 ‘특별일반포괄허가’라는 제도를 통해 포괄허가(유효기간 3년)를 내줄 수 있지만 제도 운용 과정에서 얼마든지 규제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한국으로서는 불확실성이 커진다. 아울러 식품과 목재 정도를 뺀 거의 모든 품목에 대해서도 ‘캐치올 규제’가 적용돼 전략물자가 아니더라도 군사 전용 우려가 있을 경우에는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성연철 노지원 기자, 도쿄/조기원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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