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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9.01 18:55 수정 : 2019.09.02 08:27

31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한국YMCA 강당에서 ‘한국이 적인가-긴급집회’가 열렸다. 집회에 많은 시민이 몰려 행사장 복도까지 가득 채웠고 일부는 서 있을 곳마저 없어 발길을 돌렸다. 연합뉴스

31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한국YMCA 강당에서 ‘한국이 적인가-긴급집회’가 열렸다. 집회에 많은 시민이 몰려 행사장 복도까지 가득 채웠고 일부는 서 있을 곳마저 없어 발길을 돌렸다. 연합뉴스
아베 정부가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을 멈추지 않고 있는 가운데, 수출규제 철회와 양국간 대화를 촉구하는 일본의 양심적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들의 용기 있는 행동에 경의를 표하며 아베 정부의 태도 변화를 바란다.

지난 31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한국와이엠시에이(YMCA)에서 열린 ‘한국이 적인가―긴급집회’에 350여명의 일본 시민들이 참석했다. 이 집회는 지난 7월 말 ‘한국은 적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서명운동을 벌인 일본의 지식인들이 마련한 행사다. 많은 시민이 몰려 행사장 복도까지 가득 채웠고 일부는 서 있을 곳마저 없어 발길을 돌렸다고 한다. 이타가키 유조 도쿄대 명예교수는 “일본 정부의 조치는 한국을 차별하면서 과거를 반성하지 않아 온 자세가 행동으로 드러난 것”이라며 “2차 세계대전 가해국 중 뒤처리가 전혀 안 된 나라는 일본뿐”이라고 비판했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는 “아베 총리의 ‘한국을 상대하지 않겠다는 정책’이 향해 가는 곳은 평화국가 일본의 종말”이라고 경고했다.

일본 언론들이 서명운동 소식을 거의 보도하지 않았지만, 입소문을 통해 확산돼 30일까지 26만여명이 서명운동 사이트를 방문했고 9300여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언론 보도를 보면, 집회에 참석한 한 시민은 “언뜻 여론조사만 보면 일본 여론이 아베 총리의 한국에 대한 조치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목소리를 드러내지 않은 많은 사람이 옳지 않은 행동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일본 민영방송 시비시(CBC) 나고야 본사와 도쿄 지사 앞에서는 ‘혐한 발언’을 내보낸 프로그램의 폐지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지난 27일 이 방송사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한 다케다 구니히코 일본 주부대 특임교수는 한국에 여행 온 일본인 여성이 한국인 남성에게 폭행당한 사건을 거론하며 “일본 남성도 한국 여성이 들어오면 폭행해야 한다”고 막말을 했다. 언론 인터뷰에 응한 한 시민은 “일본 방송 프로그램의 한국 관련 내용이 정말 심각한데 이번에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말엔 일본변호사연합회 인권위원회 소속 변호사 6명이 <징용공 재판과 일한청구권 협정―한국 대법원 판결을 읽고 풀다>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일본 정부와 언론이 말하지 않는 진실을 알리려고 책을 썼다는 야마모토 세이타 변호사는 “대부분의 일본 사람들은 한-일 갈등이 대법원 판결 이후 한국이 시작한 분쟁이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일본 정부가 그렇게 선동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해 “국가 대 국가가 대립하는 정치적 사안이 아닌 25년이나 재판을 해온 피해자들의 인권 문제”라고 강조했다.

아베 정부는 수출규제를 시작한 지 두달이 넘도록 대화를 거부한 채 일방적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아베 정부는 양국 관계를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몰아넣는 어리석은 행동을 중단하고 양심적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들의 충언에서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관련 기사 : “강제동원 판결은 피해자 인권문제”…책 펴낸 일본 변호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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