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9.10 19:51
수정 : 2019.09.1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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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에 늘어서 있는 오염수 보관용 물탱크들의 모습. 삼중수소를 제외한 다른 방사성 물질을 제거한 오염수를 보관하는 용도다. 사진은 2017년 촬영된 것이다. 후쿠시마원전 공동 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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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환경상 “과감히 방출해 희석” 발언
스가 관방은 “개인적 의견일뿐” 진화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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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에 늘어서 있는 오염수 보관용 물탱크들의 모습. 삼중수소를 제외한 다른 방사성 물질을 제거한 오염수를 보관하는 용도다. 사진은 2017년 촬영된 것이다. 후쿠시마원전 공동 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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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환경상이 후쿠시마원전의 오염수를 결국 바다에 방류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하다라 요시아키 환경상은 1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에 대해 “과감히 (바다에) 방출해서 희석한다. 여러 선택지를 생각하지만 (이것 이외에는) 별로 선택지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오염수)을 바다에 방출해 희석하자는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그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게 나의 인상이다”고 말했다.
하라다 환경상은 “그러나 이것은 극히 중요한 이야기로 가볍게 ‘이렇게 해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정부 전체에서 이제부터 신중히 논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하라다 환경상이 말끝을 흐렸지만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처리 방법에 대해 일본 정부가 결국 바다 방류를 희망하고 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는 발언이다. 일본 정부는 원전 오염수의 방류 가능성을 우려하는 한국 정부를 의식해 지난 4일 한국을 포함한 도쿄 주재 22개 국가 외교관들을 외무성 청사로 초청해 설명회를 열고 오염수의 처분 방법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2011년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 뒤 원전에 지하수가 스며들어 지금도 방사능 오염수가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이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장치(ALPS·알프스)라고 불리는 방사성 물질 제거 장치를 통해 처리하고 있다. 알프스를 통해 처리된 오염수는 제1원전 부지 내 물탱크에 보관 중이다.
문제는 보관 중인 오염수가 올해 초 이미 112만t에 달했으며, 부지 문제로 물탱크 저장이 몇 년 내에 한계에 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지난해 9월 제1원전 오염수 가운데 알프스 정화 작업이 끝난 89만t(총 95만t)을 조사해 보니, 80%가 넘는 75만t이 여전히 배출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이 때문에 후쿠시마 주민들은 제1원전 오염수 바다 방류에 대해 여전히 반대하고 있으며, 일본 정부도 바다 방류를 강행하지는 못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하라다 환경상의 발언은 정부의 검토 상황에 바탕을 둬서 개인적 의견을 발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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