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9.23 20:56
수정 : 2019.09.23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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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단체 다카하시 마코토(77) 공동대표가 23일 1945년 8월 기준으로 작성된 일본 전범기업 미쓰비시 중공업의 사보를 제시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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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하시 공동대표 23일 광주시의회 기자 간담회
1945년 8월 기준 미쓰비시 중공업 사보 증거 제시
“조선인 징용공 자발적 온 노동자” 주장 뒤엎는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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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단체 다카하시 마코토(77) 공동대표가 23일 1945년 8월 기준으로 작성된 일본 전범기업 미쓰비시 중공업의 사보를 제시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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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시민단체 대표가 일본 전범기업들의 강제 징용 사실을 입증하는 증거자료를 공개했다. “일제강점기 일본에 온 조선인들은 자발적으로 온 노동자다”라는 일본 아베 정권의 주장을 뒤엎는 증거 자료다.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단체 다카하시 마코토(77) 공동대표는 23일 광주시의회 시민 소통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945년 8월 기준으로 작성된 일본 전범기업 미쓰비시 중공업의 사보를 제시했다. 이 사보를 보면, 미쓰비시 전체 계열사 34만7974명의 노동자 중 조선인 징용자는 1만2913명, 비징용자는 171명으로 기록됐다.
특히 여자 근로정신대는 9485명이라고 별도로 기재됐다. 조선여자근로정신대는 일제 강점기 때 13~15살 나이로 일본 군수공장 노동자로 동원돼 일하고도 임금을 단 한푼도 받지 못했고 ‘노예노동’을 했던 피해자들이다. 다카하시 공동대표는 “다만 일본 정부는 일본 여성을 상대로도 근로정신대를 운영한 바 있어 근로정신대 기록에 나타난 전체 인원을 피해자 규모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여러분들이 보신 것처럼 이런 자료가 있고, 그 다음에 옆에 앉아 계신 양금덕 할머니처럼 직접 피해를 겪은 피해자들도 있다”며 “이런 진실들이 있기 때문에 진실은 절대 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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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단체 다카하시 마코토(77) 공동대표가 23일 근로정신대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의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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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하시 공동대표는 이날 일본 아베 정권의 경제침략 이후 일본 안 ‘혐한’과 ‘반한’ 분위기도 전했다. 그는 “아베 정권은 미디어를 이용해 ‘한국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며 “10대와 20대, 30대 등 젊은이는 한국을 좋게 생각하지만 40대 이상 중장년층과 노년층은 반한의식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아베 정권의 대응을 보고 역사인식에 눈을 뜨는 일본인도 늘고 있다고 한다. 다카하시 공동대표는 “한국 대법원 판결과 한일 대결 이후 침략전쟁에 의한 가해 의식에 눈을 뜨고 있다. 시민들의 역사인식이 사상 처음으로 반전평화·민주·인권의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의 한일 상황은 힘들고 어려운 시기이지만 한일 관계를 다시 정립할 기회다. 식민지배 사실을 알리는 것, 가해 사실을 일본 국민들이 받아들일 때 그걸 토대로 한일 문제를 바라보고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다카하시 공동대표는 이날 광주광역시청에서 상영되는 <나고야의 바보들>이라는 다큐멘터리 상영회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에 왔다. 그는 1998년 1100명이 참여하는 나고야 소송 지원회를 설립한 뒤 그해 3월 한국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이 일본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도록 한 뒤 지금까지 지원·연대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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