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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28 22:40 수정 : 2019.10.29 02:43

일본 정부가 한-일 갈등 타개를 위해 한국 정부와 기업이 경제협력 명목의 기금을 창설하고 일본 기업이 참가하는 방안의 초안을 마련했다고 <교도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7월 열린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규탄대회’ 당시의 장면이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일본 교도통신 ‘1+1+α’안 보도

한국 정부·기업이 기금 만들고
일본 기업이 참가하는 방안 검토

강제동원 대법 판결과 거리
한국 정부, 수용 어려울 듯

일본 정부가 한-일 갈등 타개를 위해 한국 정부와 기업이 경제협력 명목의 기금을 창설하고 일본 기업이 참가하는 방안의 초안을 마련했다고 <교도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7월 열린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규탄대회’ 당시의 장면이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일본 정부가 한-일 갈등 타개를 위해 한국 정부와 기업이 경제협력 명목의 기금을 창설하고 일본 기업이 참가하는 방안의 초안을 마련했다고 <교도통신>이 28일 보도했다. 강제징용 해결과 관련해 일본 쪽의 안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일본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복선이 깔려 있어 아직은 한국 정부가 수용하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교도통신>은 복수의 한-일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한-일 정부가 갈등 상황 수습을 위한 합의안 검토에 착수했다며, 경제기금 설립안이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경제기금 설립안은 일본 쪽 관계자가 초안을 마련한 것이라며 한-일 간 협의에서 복수의 안이 다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 안의 핵심은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보상 성격이 아니라 한국과 일본이 상호 경제발전을 목적으로 자금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는 1965년 한-일 기본조약 및 청구권 협정 때 일본이 취했던 입장이다. 일본 기업이 강제동원 문제가 “해결이 끝난 일”이라는 일본 정부의 입장과 모순되지 않는 형태로 자금을 각출하는 방식이라는 게 통신의 설명이다. 이 안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기금에 자금을 내지는 않는다.

통신은 이런 안의 배경으로 가와무라 다케오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의 최근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가와무라 간사장은 지난 24일 <도쿄티브이>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낙연 총리가 ‘지혜를 내자’고 말하고 있다. 배상금이 아니라 미래의 한-일 관계를 만들 자금을 내는 쪽으로 협의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한국 정부가 이런 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공은 한국 쪽에 있다”며 한국 정부에 강제동원 문제 해결책을 가져오라고 요구해왔던 일본 정부가 스스로 해결책을 찾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다. 그러나 이 안은 대법원 강제동원 배상 판결을 존중한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과는 거리가 있어 한국 정부가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 정부가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이 공동으로 기금을 마련하자고 기존에 제안한 ‘1+1안’도 대법원 배상 판결 존중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통신도 사실상의 배상을 얻고자 하는 한국과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일본의 입장 차이가 커서 협의가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 당국자도 “그동안 한-일 외교당국 간 협의에서 강제동원 해법과 관련한 다양한 요소가 검토되었으나, 이런 내용은 검토된 적이 없다”며 “일본 정부가 우리 쪽에 이런 내용을 제안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위자료 지급에 일본 쪽의 참여 여부는 중요하다”면서도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고려해야 한다”며 부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박민희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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