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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08 18:57 수정 : 2019.12.09 02:37

태평양전쟁 때인 1938년 주 칭다오 일본총영사관이 외무성에 보고한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밀문서. 이 문서엔 '육군 측은 병사 70명에 대해 1명 정도의 작부가 필요하다는 의향'이라는 내용 등이 적혀 있다. 연합뉴스

태평양전쟁 때인 1938년 주 칭다오 일본총영사관이 외무성에 보고한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밀문서. 이 문서엔 '육군 측은 병사 70명에 대해 1명 정도의 작부가 필요하다는 의향'이라는 내용 등이 적혀 있다. 연합뉴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정부와 일본군이 위안부 제도에 조직적으로 관여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일본의 공문서가 공개됐다. <교도통신>은 주중 일본 영사관이 1938년 일본 외무성에 일본군 당국이 위안부 필요성과 그 수요를 밝힌 내용을 보고한 기밀문서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주 칭다오 일본 총영사는 보고서에 “해군 측은 예작부 150명 정도 증가를 희망하고 있으며 육군 측은 병사 70명에 대해 1명 정도의 작부가 필요하다는 의향”이라고 적었다. 다른 지역 총영사는 “황군이 전진하는 경우를 내다보고 4월 말까지 적어도 5천명의 특수부녀를 집중”, “군용차에 편승한 특수부녀 186명 남하” 등을 보고했다.

일본 내각관방이 2017~2018년 새로 수집한 위안부 관련 문서 23건 가운데 13건에서 발견된 내용으로, 위안부 강제 동원을 부인해온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주장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일본은 더 이상 명백한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지 말고, 범죄행위를 반성하고 사죄해야 마땅하다.

일본은 1993년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 담화를 통해 ‘위안소는 군 당국의 요청에 따라 설치·운영된 것이며, 위안부 이송에 구 일본군이 관여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아베 정부는 “위안부 모집에 강제성이 없었다”며 정부와 군의 개입을 전면 부정한다. 자학적 역사관에서 벗어나 떳떳한 역사를 가르치겠다는 명분인데, 사실 왜곡일 뿐이다.

이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용기 있는 증언으로 일본의 파렴치한 전쟁범죄가 드러났다. 국제사회도 한목소리로 야만적인 위안부 제도를 규탄하고 있다. 아베 정부는 더 이상 추악한 범죄를 감추려 해선 안 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 6일 나치 독일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등을 학살한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찾아 과거사를 통렬하게 반성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인이 저지른 야만적인 범죄 앞에서 마음 깊은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범죄에 대한 기억은 끝나지 않은 우리의 책임이다. 책임을 인식하는 것은 국가 정체성의 일부다”라고 역설했다.

아베 총리도 메르켈 총리처럼 범죄행위를 부끄럽게 여기고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 고노 담화를 사실상 부정하고, 소녀상 철거를 압박하고, 관련 전시를 막는 것으로 역사의 진실을 가릴 수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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