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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9.17 18:07 수정 : 2019.09.18 00:21

17일 오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 들어가는 길목 들머리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일반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파주/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양돈농가들 ‘2010년 구제역 재연되나’ 불안 확산
발생 돼지 198마리, 최근 열흘 인천·김포 도축장으로
최대 양돈단지 충남서 파주 농장 방문한 적 있어
다른 지역 돼지 반입 금지 등 지방정부 일제 방역

17일 오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 들어가는 길목 들머리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일반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파주/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언젠가는 올 줄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

이운상(74) 파주시 양돈협회장은 한숨을 길게 내쉬며 말했다. 17일 오후 3시 돼지열병이 확진된 경기 파주시 연다산동 인근 돼지농장과 인근 가족 농장 2곳에서는 포클레인이 땅을 파고 3950마리에 대해 전량 살처분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살처분을 맡은 전문 용역업체는 30t 규모의 섬유강화플라스틱(FRP) 대형 탱크 10개에 돼지들을 나눠 넣고 농장 안 터에 묻었다. 이 협회장은 “축사 소독을 철저히 하고 외부 출입을 자제하는 것 말고는 뾰족한 대응책이 없어 불안감이 크다”고 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이 뚫리면서 양돈농가들의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2010년 11월28일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돼지 구제역으로 돼지 120여만마리를 땅에 묻었던 양돈농가들로서는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이 ‘2010년 돼지 구제역 파동’ 재연으로 이어지지나 않을지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연천에서 돼지 950마리를 키우는 성아무개(57)씨는 “농장 입구에 통제선을 치고 외부인과 차량의 출입을 제한하는데 불안하다. 백신이 하루빨리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양돈업자는 “불행 중 다행으로 발생농가 근처에 양돈농가가 없어 방역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또 구제역보다는 전염 속도가 빠르지 않아 방역만 잘하면 베트남처럼 크게 퍼지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실낱같은 희망을 내보였다.

경기도는 양돈농장에서 어미 돼지 5마리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된 16일 오후 6시부터 파주 지역 전 양돈농가의 이동을 제한했다. 이날 오전부터 파주 지역 12곳에는 공무원 140여명이 투입돼 24개의 통제 초소 운영에 들어갔고 농업기술센터, 탄현면 낙하리, 적성면 두지리 등 3곳에는 거점소독시설이 설치됐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오전 도내 부단체장들과의 긴급 영상회의를 열어 “초기 단계부터 전 자원을 동원해 확산을 막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진된 파주시 양돈농가의 돼지 198마리가 최근 열흘 사이 인천과 김포의 도축장으로 반출되는가 하면, 전국 최대 양돈단지가 있는 충남에서는 최근 축산업 관계자들이 파주 농장을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기도 동물방역위생과 관계자는 “시중에 유통되지 않았지만 반출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묻었을 가능성도 있어 추적 조사 중”이라고 했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은 경기도 돼지 반입 금지에 나서는 등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도와 인접한 강원도는 도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방역대책본부를 꾸리고 비무장지대 차단 방역에 나섰다. 충남도 가축방역 당국은 “파주 농장을 방문했던 가축운반차량과 축산업 관계자들이 지난달 27일, 지난달 29일~이달 11일 충남도의 농장 7곳, 도축장 1곳, 사료 공장 2곳 등 10곳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충남도는 이들 시설에 이동제한 조처를 하는 한편 역학 관련성이 있는 농장에서 16일 출하된 1600마리 등 최근 출하된 돼지 수량과 반출 지역 등을 역추적해 도살한 도축장을 소독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남도와 충북도, 전남·전북도 각각 생석회와 기피제를 뿌리는 등 방역 활동에 나섰다. 제주도는 가열 처리한 축산물 가공식품을 뺀 타 지역 돼지고기 반입을 금지했다.

박경만 홍용덕 송인걸 허호준 박수혁 안관옥 오윤주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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