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1.12 19:21
수정 : 2019.11.13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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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중면 마거리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내 군부지에 정차한 덤프트럭 적재함에 쌓여 있던 살처분된 돼지의 피가 차량 밖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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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물이 하천으로…임진강 오염
파주 금파취수장 취수 중단
농식품부 “물량 많아 처리 지연”
지방정부와 합동 101곳 점검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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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중면 마거리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내 군부지에 정차한 덤프트럭 적재함에 쌓여 있던 살처분된 돼지의 피가 차량 밖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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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처분한 돼지 수만마리를 땅에 묻지 않은 채 쌓아뒀다가 돼지 사체에서 나온 피가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 지류 하천으로 흘러들어간 사고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가 모든 살처분 매몰지를 점검하기로 했다. 경기도 파주시는 임진강에서 물을 끌어올리는 금파취수장의 취수를 중단했다.
농식품부는 12일 연천군 중면 마거리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안 군부대 터에 쌓아놓은 돼지 사체에서 흘러나온 피가 임진강 지류인 마거천 등으로 스며들어 식수 오염 우려가 제기된다는 <한겨레>(11월12일치 10면) 등의 보도와 관련해 “하천으로 흘러들어간 침출수(돼지 피)를 수중모터를 이용해 빼낸 뒤 공공처리장으로 보내 처리했다. 인근 소하천을 점검한 결과 추가로 침출수가 흘러간 곳은 없었다”고 밝혔다. 돼지 매몰지와 소하천 사이에는 둑을 2개 설치하기도 했다. 연천군은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된 돼지가 2차례 발견되면서 이곳 모든 돼지를 정부에서 사들이거나 살처분하는 방식으로 없앤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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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전 경기 연천군 중면 민통선 안 임진강 상류인 마거천에 살처분된 돼지 사체에서 흘러나온 핏물이 스며든 모습.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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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또한 연천뿐만 아니라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과 관련한 돼지 매몰지를 전수 점검할 방침이다. 박병홍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이날 “살처분된 돼지 수가 많은 상황에서 매몰이 지연되는 현장 상황이 있었고, 이동 차량 등에 돼지 사체가 쌓인 채 시간이 지체되면서 돼지 피가 흘러나왔고 주변 하천까지 흘러가게 됐다”며 “농식품부과 환경부, 지방정부 합동으로 점검반을 꾸려 지금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관련해 살처분한 돼지를 매몰한 101곳 모두를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연천 지역 돼지 살처분 과정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긴급행동지침(SOP)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사실도 인정했다. 농식품부 지침을 보면 살처분된 돼지를 차량으로 운반하려면 혈액 등 오염물이 새지 않도록 차량 적재함 바닥에 비닐 등을 넓게 덮고 소독약을 뿌린 뒤 사체를 실어야 한다.
파주시는 돼지 사체에서 흘러나온 피가 임진강 지류로 스며들자 이날 오전 10시부터 임진강 취수장의 취수를 중단했다. 대신 파주 북부지역에 공급하는 물을 팔달 광역상수도로 대체했다. 파주시 관계자는 “인접한 연천군 매몰 지역에서 침출수가 유출돼 상수원 오염을 우려하는 주민들이 많다”며 “임진강 금파취수장의 취수를 즉시 중단하고 팔당 광역상수도로 수원을 바꿨다”고 말했다. 연천군은 지난 11일 돼지 피가 흘러간 군부대 주변 하천의 시료를 채취해 수질 검사를 의뢰했다.
최예린 이정하 기자
floye@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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