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9.12.09 20:29 수정 : 2019.12.10 09:49

황운하 대전경찰청장(가운데)이 9일 열린 저서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 북콘서트에서 박선영 교수(왼쪽), 문성식 변호사와 대담하고 있다.

황운하 대전경찰청장 9일 북콘서트
“경찰이 수사한 검사비리·토착 비리를 검찰이 덮어”

황운하 대전경찰청장(가운데)이 9일 열린 저서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 북콘서트에서 박선영 교수(왼쪽), 문성식 변호사와 대담하고 있다.

“고래고기 사건은 검사가 비리를 저지르고도 처벌을 받지 않는 사례입니다. 김기현 사건은 검찰이 토착 비리를 덮은 것이 실체입니다.”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은 9일 저녁 대전시 중구 선화동 대전시민대학 식장산홀에서 열린 저서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 북콘서트 내내 검찰을 비판했다. 작가로 소개받은 황 청장은 문성식 변호사, 박선영 목원대 교수(경찰법학과)와 함께 무대에 올라 패널 토크를 시작했다. 박선영 교수가 ‘책 제목을 왜 고래고기로 정했느냐’고 질문하자 “울산에 부임했는데 광역수사대에서 ‘검찰이 30억원대 고래고기 압수물을 업자에게 돌려줬다’고 해 내사했다. 그 까닭이 궁금했다. (고래고기를 돌려받는데) 역할을 한 변호사는 울산지검에서 해양 담당을 하다 퇴직한 전관이었고, 고래고기를 돌려준 부장검사와는 대학 동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유착관계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다. 고래고기를 돌려준 검사는 경찰에 무슨 이유로 돌려줬는지 설명해야 하는데 서면답변도 안 하고 해외 연수를 가버렸다”며 “고래고기를 돌려준 검찰의 행위는 검찰 제도의 모순과 부조리가 잠재돼 있어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웅변하려고 책 제목을 정했다”고 대답했다.

이어 그는 청와대 하명사건 의혹이 불거진 김기현 전 울산시장 주변인 수사는 “검찰이 비리를 덮어놓고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자유한국당과 보수언론을 통해 하명수사, 선거개입 수사 프레임을 만들어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 적반하장격”이라고 비판했다. “울산경찰은 하명수사, 선거기획수사를 한 적이 없습니다. 청와대는 고사하고 경찰청 누구와도 이 사건과 관련해 연락한 적이 없어요.” 그는 “선거기획수사라면 김 시장을 불리하게 몰아야 하는데 경찰은 김 시장을 피고인이 아닌 참고인으로 분류해 선거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거듭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나라 같은) 검사지배형 형사사법제도는 없다. 세계 어느 나라도 검사가 특권층으로 군림하면서 현직에 있을 때 저지른 잘못을 수사 안 받고, 퇴직한 뒤에는 연간 100억원씩 벌어들이는 제도는 없다”며 “우리나라 검찰은 세계적으로 드물게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했다. 독립성과 중립성을 방패 삼아 수사권을 남용할 경우 대책이 없다. 대책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통제가 우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국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도 비판했다. 그는 책에서 “장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지금까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비리 의혹이 제기되지 않은 경우가 없다. 검찰은 의혹을 근거로 비상식적인 수사권을 발동했다. 부인이 10년 전에 표창장을 위조한 게 사실이라고 해도 검사 수십명을 투입해 시급하게 수사해야 할 중대한 범죄인가, 정치적 의도가 담긴 기소권 남용이자 보충성의 원칙, 비례 원칙, 형평 원칙에 모두 어긋나는 수사”라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 뜻대로 절대로 안 될 것이다. 점점 검찰의 프레임이 약해지면서 반전이 일고 있다. (검찰의 프레임은) 해가 뜨면 사라지는 아침 안개 같은 것이다. 곧 진실이라는 해가 뜰 것이다. 시야를 가렸던 무분별한 안개가 사라지고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황 청장의 북콘서트는 지지자 등 500여명이 찾아와 성황을 이뤘다. 그는 “전국에서 많은 분이 저를 찾아 주셨다고 한다. 좀 더 정의로운 사회를 함께하겠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며 “애초 북콘서트는 명예퇴직하고 열려고 했으나 고발 사건이 있어서 현직 신분으로 열게 됐다”고 인사했다.

그는 “경찰 38년 생활을 마감할 때를 맞아 지난 삶의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 가족, 친지, 후배, 동료들에게 전하는 것이 남겨진 의무라고 생각해 책을 썼다. 안 팔릴 줄 알았는데 많이 팔렸다고 한다. (책이 잘 팔리게 도와준) 검찰에게 감사한다”고도 했다. 이어 그는 맹자의 득도다조(得道多助)를 인용해 “가장 강한 사람은 권력을 가진 이도, 돈이 많은 이도, 지위가 높은 이도 아니다. 민심을 얻은 사람”이라며 “저는 보수언론 등의 공격을 받고 있는데 많은 사람이 도와줘 꺾이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지지자들은 행사장 입구에 설치된 ‘황운하 작가에게 전하고 싶은 글’에 “신념과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그 많은 고래고기는 어디로 갔나. 황운하가 찾는다”, “우리의 희망이 되어 주세요”,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등 응원 글을 남겼다.

한편 ‘해요미디어’에서 발간한 황 청장의 책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는 모두 291쪽에 추천사와 서문, 화보, 축사가 실려 있다. 본문은 1부 검찰과의 전쟁, 2부 잊지 못할 사건들, 3부 가지 않은 길, 4부 묻고 답하다로 나누고 61개의 에피소드와 2개의 인터뷰를 실었다. 출판사 쪽은 “최근 김기현 전 울산시장 수사와 관련해 당시 수사책임자였던 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초판 1만부는 모두 팔렸다”고 전했다.

대전/글·사진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관련 영상] 한겨레 라이브 클립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