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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16 21:36 수정 : 2020.01.17 08:26

윤석열 검찰총장이 16일 낮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대검 직제 개편안 ‘신중한 반대’
형사·공판부 강화 공감하면서도
“전담수사부서 존치 필요” 의견
“직접수사 부서 13곳 없앨 땐
진행중인 수사 차질 우려” 전달

법무부 중간간부 인사 속도
직제개편안 통과 뒤 인사 예상
정기인사 규모 인사 이뤄질 듯

윤석열 검찰총장이 16일 낮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대검찰청이 직접수사 부서 13곳을 없애기로 한 법무부의 ‘검찰 직제 개편안’에 대해 16일 반대 의견을 냈다. 대검은 “형사부·공판부를 강화하는 방향에 공감한다”고 밝히는 등 ‘반대’의 강도는 세지 않았다. 법무부는 전날 부장검사 18명을 공모하는 등 중간간부 인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검은 이날 오후 입장을 내어 “법무부의 검찰 직제 개편안과 관련해 일선 청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검토해 법무부에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검은 “형사부·공판부를 강화하는 방향에 공감한다는 점, 전문성을 요하는 전담부서의 경우, 신속하고 효율적인 범죄 대응을 위해 존치가 필요하다는 점 등을 담았다”며 “앞으로도 검찰은 범죄 대응 수사 역량에 누수가 생기지 않도록 조직과 인력 운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지난 13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4부, 공공수사3부 등 전국 검찰청 직접수사 부서 41곳 중 13곳을 형사부·공판부로 전환하는 것을 뼈대로 한 직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과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 등 전담범죄수사부 4곳이 포함됐다.

대검이 이날 공개한 의견에는 ‘전담수사부서(4곳)의 존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만 담겼지만, 실제 법무부에 제출한 의견에는 직접수사 부서 13곳 거의 전부를 폐지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대검 관계자는 “폐지 대상인 직접수사 부서 13곳은 거의 다 존치가 필요하다. 축소나 폐지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대검이 일선 청에서 수렴한 의견은, 직접수사 부서 13곳을 없앨 경우 현재 진행되는 수사가 차질을 빚고 부패 수사 역량도 약화될 것을 우려하는 취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식품의약, 증권, 조세 범죄 등을 맡고 있는 전담범죄수사부 4곳이 폐지 대상이 된 것에 반대 의견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검 관계자는 “수사 노하우나 전문인력 양성, 해외 네트워크 등을 이유로 전담부서 존치가 필요하다고 입장을 냈다”고 말했다.

이날 대검은 법무부의 직제개편안에 조직적으로 반발하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언론에 공개한 의견에 직접수사 부서 13곳이 아닌 전담수사부서 존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만 밝혔고, 형사부·공판부 강화에 동의한다는 의견도 함께 내놨다. 이는 실제 일선 청의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한 대검 간부는 “직제개편안에 여러 안건이 있고, 이에 대해 반대 의견과 찬성 의견이 둘 다 존재한다”며 “일부 언론이 일률적으로 반대하는 것처럼 보도하는데, 법무부에 우리 의견을 내고 조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검은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등이 통과될 때도 별다른 반발 없이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검찰개혁 법안이 이미 국회를 통과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개혁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법무부나 청와대 등과 각을 세워봤자 득 될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검은 직제개편안과 함께 특별수사단을 설치하기 전에 사전승인을 받도록 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특별지시에 대해서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냈다. 법무부는 직제개편안 등이 담긴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개정안을 21일 국무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법무부는 직제개편안이 통과된 뒤 이르면 다음주께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최근 검찰 내부 게시망인 ‘이프로스’에 법무부·대검·서울중앙지검의 부장검사급 18자리를 포함한 20여 자리에 대해 이날까지 공모한다고 공지했다. 공모안을 보면 이번 중간간부 인사는 정기인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검사는 “정기인사를 앞두고 통상적으로 이런 식의 공모를 해왔다”며 “다만 이 자리에 지원한다고 해서 그대로 인사 발령이 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준용 최우리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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