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5.02 05:06
수정 : 2018.05.02 11:11
창간기획 _ 남아공 흑백갈등의 뿌리 ‘토지개혁’
1994년 만델라가 주도하는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는 두가지 큰 과제를 안고 있었다. 첫째는 아파르트헤이트 당시 흑인과 유색인종에게 저질러진 증오 범죄 등에 대한 처벌이고, 둘째는 백인들이 과도하게 소유한 토지를 어떻게 흑인들에게 나눠 줄 것인가였다.
만델라 정부는 부드러운 접근을 시도했다. 과거사 청산은 진실화해위원회를 만들어 용서와 화해를 시도했다. 토지 개혁도 국가가 백인들의 토지를 사들여 흑인들에게 되파는 방법을 택했다. 사유재산권을 보장해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이어가려는 고육책이었다.
하지만 소수의 백인들이 농지 대부분을 소유한 현실과 ‘가난한 흑인-잘사는 백인’의 구조는 변하지 않았고, 흑인들의 분노는 갈수록 커졌다. 게다가 최대 37%에 이르는 실업률이 엎치고 전임 제이컵 주마 대통령의 부패 스캔들까지 덮치자 흑인들의 불만은 폭발 직전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 등록금 폐지와 토지 무상몰수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경제자유투사당(EFF)에 대한 지지가 늘어가자 집권 아프리카민족회의 쪽도 지난해부터 방향을 급선회했다. 경제자유투사당의 줄리어스 말레마 대표는 지난 2월 말 헌법개정을 위한 법안이 통과된 뒤 “정의를 위한 시간이 됐다. 우리는 우리 땅을 빼앗아간 범죄자에게 보상 없이 우리 인민의 존엄을 복원할 것임을 확신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백인의 이익을 대변하는 야당 민주동맹(DA)의 탄데카 음바바마는 의회 연설에서 토지 무상몰수는 실패를 계속하는 아프리카민족회의가 대중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내놓은 정치적인 술책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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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7일 오전 남아프리카공화국 컬리난(Cullinan) 백인 농장주 루이 메인테스(Louis Meintjes)가 자신의 농장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루이는 남아공 동북부 지역 농민단체(TAU SA : Transvaal Agricultural Union of South Africa)의 의장을 맡고 있다. 컬리난/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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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7일 오후(현지시각) 남아공 프레토리아 외각 델마스 라부샤흐네 브라만(Labuschagne Brahmane) 농장에서 소들이 방목되고 있다. 이 농장의 규모는 800만㎡ 규모다. 소 250~300마리를 600만㎡에 방목하고 있고 200만㎡에서는 옥수수를 키우고 있다. 델마스/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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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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