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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5.18 05:00 수정 : 2019.05.18 10:14

광주시민들이 17일 광주시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거리방송을 재현하고 있다. 연합뉴스

“희생자 안식위해 왜곡 막고 진실 밝혀야”
서울·경기·대전·제주 등 전국서 참배행렬
독일·미국서도 동포들 5월 민중제 열어

광주시민들이 17일 광주시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거리방송을 재현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시민들이 17일 빗속에서 5·18 민주화운동 39돌 전야제를 열고 자유한국당 박멸과 적폐세력 청산을 촉구했다.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17일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전야제를 열어 민주·인권·대동의 5월의 정신을 기리고 이를 폄훼하는 망언과 왜곡을 규탄했다. 금남로 한복판에는 ‘도청으로 모입시다' ‘비상계엄 즉각 해제하라'는 구호가 걸린 트럭이 등장했다. 트럭에 탄 배우들은 “5·18 진상규명!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외치면서 1980년 5월 당시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거리방송을 재현했다. 배우들은 5·18 망언 의원 중징계를 회피한 채 광주에 와 지역감정을 유발하려 한다는 비난을 받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향해 “황교안 일당이 오면 동요하지 말고, 무시하고, 야유를 퍼붓자”고 외치기도 했다. 시민들은 때마침 비가 내리자 “그때는 총탄이 쏟아져도 투쟁했다. 여러분 도청으로 갑시다”라며 자리를 뜨지 않았다.

이날 오월풍물단과 민주행진단 2천여명은 금남로에 진입하며 “열사들이 통곡한다, 5·18 망언 중단하라”는 등 구호를 외쳤다. 시민들도 망언 의원을 퇴출하지 않고 왜곡 처벌법 제정을 방해하는 자유한국당을 박멸해야 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시민 김숙희씨는 “황교안 대표가 추모하러 와야지 싸우러 광주 오면 되겠느냐”고 힐책했다. 서울에서 아들·조카 등 가족과 함께 온 송아무개(39)씨는 “영령을 추모하러 왔다. 광주의 주먹밥 정신을 배우고 가겠다”고 말했다.

우산을 쓰거나 우의를 입고 끝까지 참여한 추모객들은 “전두환 때문에 수십년째 이러고 있다. 시민의 힘으로 진상을 규명하고, 살인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군의 최후 항전지인 옛 전남도청(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앞에는 다친 환자들을 돕고 음식을 나누던 그날의 정신을 기리며 오월어머니집 회원들이 주먹밥 나눔을 하고 있었다. 20여명의 회원과 봉사자들이 1천인분 분량의 주먹밥을 꾹꾹 눌러 싸며 그날을 재현했다.

앞서 5·18민주유공자유족회는 이날 오전 5·18민주묘지에서 전통제례 방식으로 추모제를 올렸다. 장재철 열사의 어머니 김점례(82)씨 등 유족들은 소복 차림으로 아들과 남편의 무덤을 붙잡고 하염없이 흐느꼈다. 정춘식 유족회장은 “학살 책임자인 전두환이 국민 앞에 참회해도 모자랄 판에 진실을 왜곡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국가의 이름으로 공식 5·18보고서를 발간해 영령들이 편히 잠들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광주에는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추모객으로 붐볐다. 서울·부산 등지에서 온 청소년 역사기행단은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아픔을 되새겼고, 정신 계승을 위한 주먹밥 나누기 등 시민난장에 동참했다. 세월호 유가족 30여명은 5·18묘지에서 “5·18과 4·16은 굳게 손잡고 왜곡과 망언을 막아내 생명과 주권을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며 유족들을 위로했다. 보수단체도 광주에서 집회를 했지만 시민의 무대응으로 마찰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자유연대 회원 100여명은 이날 오후 광주시 북구 용봉동 전남대 후문에서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고 요구한 뒤 2.5㎞ 구간을 행진했다.

보훈처는 18일 오전 10시 5·18묘지에서 ‘오월 광주,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제39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연다. 이날 기념식에는 5·18 유족과 정부 인사, 시민, 학생 등 5천여명이 참석해 5월 영령을 추모하고 5월 정신을 계승한 ‘국민 통합’을 다짐한다. 서울, 경기, 대전, 전주, 제주, 목포 등 전국 곳곳에서는 분향소에 참배하고 영화를 상영하는 등 추모행사가 진행된다. 국외동포들도 독일 베를린과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오월민중제와 5월 문화행사를 펼친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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