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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7.02 19:37 수정 : 2018.12.04 13:47

6월28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카드 본사에서 윤면식(왼쪽) 한국은행 부총재와 정수진 하나카드 대표이사가 ‘빅테이터 기반 경기예측력 제고를 위한 업무협력 양해각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카드 사용 건수·금액
경기진단 자료로 유용
신한·비씨 이어 하나와도 손잡아
통계청 자료는 시간차
신속 동향파악에 한계
백화점·마트·편의점은 물론
놀이공원·로또사서도 자료 받아

6월28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카드 본사에서 윤면식(왼쪽) 한국은행 부총재와 정수진 하나카드 대표이사가 ‘빅테이터 기반 경기예측력 제고를 위한 업무협력 양해각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지난달 28일 한국은행과 하나카드는 공동으로 보도자료를 내어, ‘빅데이터 기반 경기예측력 제고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한국은행이 민간 카드사와 이런 협약을 맺은 이유는 뭘까?

사정은 이렇다. 한은(금융통화위원회)은 기준금리 결정을 통해 통화량을 조절한다. 경기가 좋고 물가가 오르거나 오를 조짐을 보이면 기준금리를 높여 경기를 진정시킨다. 반대로 경기가 안 좋고 물가도 낮은 수준이면 기준금리를 낮춰 돈을 풀어 경기부양에 나서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여러 자료를 살피는데, 한달 평균 결제액이 68조원(2017년 기준)에 이르는 신용·체크카드 사용 현황은 경기진단에 유용한 자료로 쓰인다.

김근영 한은 동향분석팀장은 “2016년 이른바 김영란법 시행으로 소비위축 논란이 일었을 때, 실제 흐름을 알아보기 위해 비씨(BC)카드에서 자료를 받아봤다. 이후 그해 12월부터 비씨카드와 신한카드로부터 결제현황을 전달받고 있는데, 이번에 하나카드를 추가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자료는 일자별, 200개 가까운 업종별, 개인·법인·신용·체크카드 승인 건수와 금액 등으로 방대하다. 신한카드는 카드업계 1위로 가장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비씨카드·하나카드는 비자·마스터·은련 등 외국계 카드의 매입 대행을 많이 해 외국인 관광객 소비동향 파악에 유용해 한은의 제휴 대상이 됐다.

그런데 공식 국가통계기관인 통계청 자료를 두고 왜 민간업체에 의존하려는 걸까? 한은이 인용하는 주요 통계는 통계청 공식 지표들이지만, 이 통계만 활용하면 신속한 경기동향 파악에 한계가 있다. 통계청은 매달 생산·소비·투자·경기 동향을 조사해 발표하지만, 시간차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이달 12일 열릴 예정인 금통위에선 6월까지 동향을 파악해 기준금리를 결정해야 하는데, 6월 산업활동동향은 7월 말에나 발표되는 식이다.

경기진단을 위한 한은의 자료 수집 대상은 카드사에 그치지 않는다. 백화점·마트·편의점·가전양판점 등에서 매출동향 자료를 받고, 각종 협회 등을 통해 생산 동향도 미리 파악한다. 김 팀장은 “에버랜드·롯데월드·캐리비안베이 등 놀이공원 세곳과 나눔로또에서도 매출 자료를 건네받아 서비스 생산에서 예술·스포츠·여가 부문 경기동향 파악에 활용한다”고 말했다.

외국에서는 타이밍이 아니라 공신력을 이유로 별도 경기동향 파악이 이뤄지기도 한다. 중국의 리커창지수가 대표적이다. 랴오닝성 당서기였던 2007년 리 총리는 미국 대사를 만나 ‘(당국이 발표하는) 국내총생산(GDP) 수치는 믿을 게 못 된다. 경제동향을 파악하는 데는 철도 물동량, 전력 소비량, 은행 신규대출 세가지 지표만 보면 된다’고 말했다고 2010년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바 있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가 이들 세 지표를 조합해 지수를 만들고 리커창지수라 이름 붙였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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