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9.09.06 06:01 수정 : 2019.09.06 19:55

[%%IMAGE1%%] [책&생각] 홍순철의 이래서 베스트셀러

당신은 뇌를 고칠 수 있다
톰 오브라이언 지음, 이시은 옮김/브론스테인·1만9800원

출판사 대표들끼리 모이면 주로 무슨 이야기를 할까? 그들과 자주 대화를 나눠본 경험에 의하면 주제는 대개 3가지로 압축된다. 남의 책, 남의 출판사, 그리고 베스트셀러 이야기다. “○○출판사에서 이번에 엄청난 선인세를 주고 빅 타이틀을 계약했대!” “○○출판사가 요즘 거의 싹쓸이 하는 분위기라면서?” “○○출판사 책이 또 베스트셀러 1위라면서?”

요즘 출판사 대표들 입에 자주 오르는 ‘○○출판사’ 가운데 하나가 ‘로크미디어’다. 게임 판타지 웹소설 <달빛조각사>로 유명한 로크미디어는 <완벽한 공부법> <일취월장>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등, 출간하는 책마다 주요 서점 종합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면서 출판계 최고의 이슈메이커로 급부상했다. 상당수의 출판사 대표들은 로크미디어가 어떻게 ‘승률 100%’를 기록할 수 있냐면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지난 8월21일 출간된 톰 오브라이언의 <당신은 뇌를 고칠 수 있다>(브론스테인)는 출간과 동시에 주요 서점 종합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랐다. “매주 1시간 투자하여 최상의 기억법, 생산성, 수면을 얻는 법”이란 부제가 적혀 있는 이 책은 자가 면역, 기능 의학, 분자 모방 등 어려운 용어들이 줄줄이 등장하는 뇌신경과학 분야 도서로, 언뜻 보기에도 쉽지 않은 내용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인터넷 서점에서 책에 대한 반응을 살펴보면, 별 다섯 개 만점짜리 댓글 일색이고 왠지 미심쩍은 글들도 보인다. 출판사 대표들 역시 이 책의 인기가 궁금했던 터, 어떻게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이런저런 추측들이 이어졌다. 다들 이유를 알 수 없는 베스트셀러라고 수군대다가 결국 판권 면에 쓰여진 문장을 발견하고는 무릎을 쳤다. “브론스테인은 로크미디어의 과학 도서 브랜드입니다.”

<당신은 뇌를 고칠 수 있다>는 출간 당일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유튜브 채널 ‘신박사TV’에 소개됐다. 신박사TV는 <완벽한 공부법>의 저자인 신영준 공학박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신영준 박사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당신은 뇌를 고칠 수 있다>를 ‘슈퍼 울트라 짱’ 책이라고 평가하면서 20분가량 자세히 소개했고, 영상 아래에는 수많은 응원 댓글이 올라왔다. 출간 다음날인 8월22일에는 <완벽한 공부법>의 공저자인 고영성 작가가 또 다른 유튜브 채널 ‘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에 다시 이 책을 소개했다. ‘내 생활 습관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책’ ‘올해 읽은 책 가운데 거의 최고의 책’이라는 극찬과 함께. 베스트셀러 저자이면서 출판사 관계자가 운영하는 여러 개의 유튜브 채널, 멘토와 멘티 관계로 맺어진 수많은 구독자, 그리고 그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에스엔에스 서평 홍보와 구매 알고리즘…. 베스트셀러가 될 만한 책과 그렇지 않은 책을 어떻게 섣불리 판단할 수 있을까마는 최근 베스트셀러를 보면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하는 책들이 너무 많다. 왜곡된 베스트셀러 순위가 독자 이탈을 더욱 부추기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BC에이전시 대표, 북칼럼니스트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홍순철의 이래서 베스트셀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