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17 09:46
수정 : 2019.10.1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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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11곳에서는 ‘미래세대를 오늘의 시민으로’ 만드는 청소년의회가 구성돼 있다. 꿈지락네트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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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아시아미래포럼] 전환도시 서울, 시민의 실험
둘째날 세션 6
부동산 장벽 넘어선 ‘공유 공간’
쓰레기 관찰기로 시작된 프로젝트
작은 실천과 도전 정신이 만든
198개 참신한 시민 발상 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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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11곳에서는 ‘미래세대를 오늘의 시민으로’ 만드는 청소년의회가 구성돼 있다. 꿈지락네트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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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시아미래포럼 둘째 날인 24일엔 ‘전환도시 서울, 시민의 실험’이란 제목의 포럼이 열린다. 서울연구원이 주관하는 이 세션은 서울의 모습을 바꿔나가는 시민들의 도전과 실험의 기록을 널리 공유하는 자리다. 서울 시민이 직접 써내려간 ‘전환 리포트’라 할 만하다.
‘전환’은 지속 가능한 발전의 모범도시인 서울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커다란 가치를 부여한 주제어이다. 지난해엔 시민이 앞장서는 대의를 강조하는 데 무게를 실었다면, 올해엔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시민의 전환적 실험과 도전 현장의 사례를 널리 알리는 데 힘을 쏟았다. 체인저 19인과 시민연구위원 6명이 힘을 합쳐 실험사례 발굴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전환이란 이름에 걸맞은 사례 198개가 모였다. 이들 현장 사례를 하나로 연결하는 다섯 개의 열쇳말은 △당사자성 △혁신성 △지역성 △협력 네트워크 △일상의 변화 등이다.
포럼 현장에선 대표적인 전환 사례 4개가 소개된다. 박영민 해빗투게더 협동조합 이사가 발표할 지역 자산화 실험은 관심을 끌 만하다. 서울 마포 지역에서 열심히 활동하던 우리동네나무그늘협동조합, 삼십육쩜육도씨 의료생활협동조합, 홍우주 사회적협동조합 등 세 곳은 똑같은 문제에 맞닥뜨렸다. 끝 모르고 치솟는 부동산 가격이 넘기 힘든 거대한 장벽으로 앞길을 막아섰기 때문이다. “우리가 해왔던 모든 활동과 실험, 실천과 도전은 부동산 앞에서 멈춰 섰다”는 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해법은 없는 걸까? 이들은 힘을 합쳐 공간을 마련하는 길을 찾았다. 복합예술 공간과 공동사무실, 코워킹 스페이스 등을 두루 갖춘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는 일에 뛰어든 것이다. 지역 자산화란 지역 주민이 공간을 공동 소유하면서 장기적이고 자율적인 사용권을 갖는 것을 말한다. 세계적으로 젠트리피케이션의 대안으로도 불리는 지역 자산화가 과연 지역사회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볼 기회다.
‘청소년의회’ 활동의 의미를 전해줄 인권을찾았당 사례도 무척 흥미롭다. 현재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청소년의회가 구성된 곳은 11개에 이른다. 특히 금천구는 청소년의회 활동이 가장 활발한 지역이다. 지자체 최초로 지역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이 직접 투표권을 행사해 의회를 꾸렸다. 역시 지자체 최초인 청소년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설치돼 구청의 청소년 관련 예산을 심의하고 있다. 지난 7월엔 20명으로 구성된 제4대 의회가 구성됐다. 금천구 청소년의회에서 활동 중인 인권을찾았당은 학교 현장에서 청소년 인권이 왜 중요한지, 작은 실험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일깨워준다.
양천구 목2동의 난장이마을은 흔히 ‘모기동’으로 불린다. 공식 행정 지명은 아니고 주민들이 부르는 이름이다. 이곳에서 활동하는 플러스마이너스1도씨는 예술의 경계를 짓지 않고 지역 의제, 생활사, 사건, 대화, 수다 등을 고루 어루만지면서 예술로 발현될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을 벌인다. 삶과 장소에서 일과 놀이를 굳이 구분 짓지 않겠다는 것으로, 이들은 자신의 활동에 도시의 유효기간 연장을 위한 실험적 실천이라는 그럴듯한 가치를 부여한다.
쓰레기덕후의 가상마을 만들기 프로젝트도 눈길을 붙들어 매기에 충분하다. 서울 시민 한 사람이 하루에 버리는 쓰레기는 약 0.94㎏. 1년이면 어림잡아 350㎏에 육박한다. 평범한 청년들 몇명이 어느 날 재미있는 실험을 해봤다. 각자의 쓰레기 관찰기를 작성하기로 한 것. 사진을 찍고 기록으로 남겼다. 이른바 ‘쓱싹쓱싹! 제로 웨이스트 프로젝트’는 이렇게 시작됐다. 일상의 작은 실천은 커다란 변화를 불러왔다. 매장 내 일회 용기를 규제하자는 ‘플라스틱 어택’ 프로젝트로 이어졌고, 결국 온라인 쓰레기 덕질로 발전했다. 소소한 일상의 현장이 거대한 전환의 발화점이 될 수 있음을 이보다 더 생생하게 증명해줄 수 있을까.
최우성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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