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밴드 ‘양반들’ 리더 그레타 툰베리의 외침에 전세계가 깨어나고 있다. 16살 스웨덴 소녀는 탄소배출 없는 배를 타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 가서 세계 지도자들을 다그쳤다. “우리는 집단 멸종의 기로에 서 있는데, 여러분은 오직 돈과 영구적인 경제성장에 관한 동화 같은 이야기만 늘어놓고 있습니다.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습니까.” 기후위기는 세대 문제다. 과학자들이 예측하는 종말론적인 시나리오가 닥쳤을 때, 아마 지금의 위정자들은 대부분 죽었을 것이다. 트럼프와 시진핑이 남긴 지구에, 나와 툰베리가 살아야 한다. “모든 미래 세대의 눈이 여러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툰베리는 ‘지구’라는 집의 안보를 위협하는 ‘기후 악당’들에게 최후통첩을 보냈다. 지난 9월21일 서울 혜화동에서 기후위기 비상행동이 열렸다. 툰베리의 부름에 응답한 시민 5천여명이 대학로를 가득 메웠다. 그날 단상에는 환경운동가부터 종교인까지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올라 탄소배출량 감축을 논했다. 주로 석탄발전소를 없애자는 이야기였다. 기후행동의 아이콘, 툰베리에 대한 헌사도 가득했다. 나는 누가 언제쯤 채식을 강조할까, 기다렸다. 그러나 마이크를 잡은 그 누구도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축산업 철폐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그레타 툰베리는 완전채식주의자다. 그는 회의적이었던 자신의 부모에게도 채식을 강요했다. “그들이 죄책감 들게 만들었어요. … 당신들이 우리의 미래를 훔쳐가고 있고 그런 생활양식을 유지하는 한 인권을 지지할 수 없다고 계속 말했어요.” 비행기를 타지 말라고 했고, 전기자동차로 바꾸라고 했다. 기업가들과 정치가들에게 변화를 요구하기 전에 자신의 가족부터 고친 것이다. 비행기와 자동차는 석탄연료를 태우니까 나쁘다. 그렇다면 채식은 왜? 과학자들은 한목소리를 낸다. 풀을 고기로 만드는 것은 석탄을 에너지로 만드는 것처럼 매우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 가축, 특히 소가 배출하는 메탄 때문이다. 메탄은 20년 동안 이산화탄소의 84배에 이르는 열을 가둔다.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현재 탄소배출량의 14.5%는 축산업에서 나온다. 모든 교통수단에서 발생하는 양을 더한 것보다 많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조지프 푸어는 지난해 <사이언스>에 기고한 논문에서 이렇게 정리했다. “비건 식단은 아마 지구에 대한 당신의 영향을 가장 크게 줄이는 단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 비행기 여행을 줄이거나 전기차를 사는 것보다 훨씬 크다.” 에너지 효율의 입장에서 보아도 육류와 유제품은 엄청난 낭비다. 축산업의 본질은 식물을 동물에게 먹여서 그 동물을 인간이 먹는 것이다. 이것은 당연히 식물을 바로 인간이 먹는 것에 비해서 훨씬 비효율적이다. 소, 돼지, 양 등은 풀에서 섭취한 에너지의 극히 일부만 유지하고 나머지는 열로 배출한다. 소고기의 에너지 효율은 8% 미만이다. 전 인류가 채식을 한다면 농지 면적도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개간으로 황폐화된 땅을 다시 녹지로 살릴 수도 있다. 나도 툰베리의 부모처럼 7년 전 죄책감으로 채식을 시작했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해산물, 유제품의 차례로 끊었다. 쉽지 않았다. 그러나 불가피했다. 폐암 환자가 살기 위해 담배를 끊듯이 고기를 끊었다. 채식은 더 이상 시혜적 차원의 윤리 문제만이 아니다. 생존의 문제다. 기후위기에 맞서 인간 종을 보전하기 위한 투쟁 방식이다. 한시가 급하다. 소고기 좀 더 먹겠다고 아마존을 불태우고 있을 때가 아니다. 지난 세기 동안 가축에게 저질렀던 만행이 부메랑이 되어 우리를 사지로 내몰고 있다. 멸종하기 싫으면 탈육식하라. 그것이 툰베리의 경고를 오롯이 받아들이는 일이다.
칼럼 |
[삶의 창] 멸종하기 싫으면 탈육식하라 / 전범선 |
가수·밴드 ‘양반들’ 리더 그레타 툰베리의 외침에 전세계가 깨어나고 있다. 16살 스웨덴 소녀는 탄소배출 없는 배를 타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 가서 세계 지도자들을 다그쳤다. “우리는 집단 멸종의 기로에 서 있는데, 여러분은 오직 돈과 영구적인 경제성장에 관한 동화 같은 이야기만 늘어놓고 있습니다.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습니까.” 기후위기는 세대 문제다. 과학자들이 예측하는 종말론적인 시나리오가 닥쳤을 때, 아마 지금의 위정자들은 대부분 죽었을 것이다. 트럼프와 시진핑이 남긴 지구에, 나와 툰베리가 살아야 한다. “모든 미래 세대의 눈이 여러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툰베리는 ‘지구’라는 집의 안보를 위협하는 ‘기후 악당’들에게 최후통첩을 보냈다. 지난 9월21일 서울 혜화동에서 기후위기 비상행동이 열렸다. 툰베리의 부름에 응답한 시민 5천여명이 대학로를 가득 메웠다. 그날 단상에는 환경운동가부터 종교인까지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올라 탄소배출량 감축을 논했다. 주로 석탄발전소를 없애자는 이야기였다. 기후행동의 아이콘, 툰베리에 대한 헌사도 가득했다. 나는 누가 언제쯤 채식을 강조할까, 기다렸다. 그러나 마이크를 잡은 그 누구도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축산업 철폐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그레타 툰베리는 완전채식주의자다. 그는 회의적이었던 자신의 부모에게도 채식을 강요했다. “그들이 죄책감 들게 만들었어요. … 당신들이 우리의 미래를 훔쳐가고 있고 그런 생활양식을 유지하는 한 인권을 지지할 수 없다고 계속 말했어요.” 비행기를 타지 말라고 했고, 전기자동차로 바꾸라고 했다. 기업가들과 정치가들에게 변화를 요구하기 전에 자신의 가족부터 고친 것이다. 비행기와 자동차는 석탄연료를 태우니까 나쁘다. 그렇다면 채식은 왜? 과학자들은 한목소리를 낸다. 풀을 고기로 만드는 것은 석탄을 에너지로 만드는 것처럼 매우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 가축, 특히 소가 배출하는 메탄 때문이다. 메탄은 20년 동안 이산화탄소의 84배에 이르는 열을 가둔다.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현재 탄소배출량의 14.5%는 축산업에서 나온다. 모든 교통수단에서 발생하는 양을 더한 것보다 많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조지프 푸어는 지난해 <사이언스>에 기고한 논문에서 이렇게 정리했다. “비건 식단은 아마 지구에 대한 당신의 영향을 가장 크게 줄이는 단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 비행기 여행을 줄이거나 전기차를 사는 것보다 훨씬 크다.” 에너지 효율의 입장에서 보아도 육류와 유제품은 엄청난 낭비다. 축산업의 본질은 식물을 동물에게 먹여서 그 동물을 인간이 먹는 것이다. 이것은 당연히 식물을 바로 인간이 먹는 것에 비해서 훨씬 비효율적이다. 소, 돼지, 양 등은 풀에서 섭취한 에너지의 극히 일부만 유지하고 나머지는 열로 배출한다. 소고기의 에너지 효율은 8% 미만이다. 전 인류가 채식을 한다면 농지 면적도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개간으로 황폐화된 땅을 다시 녹지로 살릴 수도 있다. 나도 툰베리의 부모처럼 7년 전 죄책감으로 채식을 시작했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해산물, 유제품의 차례로 끊었다. 쉽지 않았다. 그러나 불가피했다. 폐암 환자가 살기 위해 담배를 끊듯이 고기를 끊었다. 채식은 더 이상 시혜적 차원의 윤리 문제만이 아니다. 생존의 문제다. 기후위기에 맞서 인간 종을 보전하기 위한 투쟁 방식이다. 한시가 급하다. 소고기 좀 더 먹겠다고 아마존을 불태우고 있을 때가 아니다. 지난 세기 동안 가축에게 저질렀던 만행이 부메랑이 되어 우리를 사지로 내몰고 있다. 멸종하기 싫으면 탈육식하라. 그것이 툰베리의 경고를 오롯이 받아들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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