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 2020년을 목전에 둔 지금 세계는 전환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획기적인 기술 발전으로 4차 산업혁명을 경험하는 한편 기후변화가 위기로 치닫고 있는 시대다. 자율주행차와 자동화 시스템, 인공지능으로 인간의 노동과 두뇌를 대체하는 혁신의 다른 한편에는 ‘홀로세 절멸’이라고 불릴 정도의 주목할 만한 생물종 멸종이 기후위기로 인해 인류의 생존조차도 위협할 정도로 확대되고 있다. ‘홀로세’ 또는 ‘현세’는 기원전 1만년 전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살고 있는 지질시대다. 이를 최근에는 ‘인류세’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생물종 멸종, 썩지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 콘크리트 덩어리와 아스팔트, 화학물질과 방사능 오염 등 인류의 영향이 절대적인 시기로 각종 흔적이 지층에 남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멸종을 앉아서 맞이하는 암울함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영국의 한 단체인 ‘멸종 저항’(Extinction Rebellion)의 이름에서 보듯이 인류는 멸종조차도 저항하는 의지와 힘을 지녔다. 그리고 기술 진보는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기후변화는 대기 중에 온실가스, 즉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높아지는 것이 원인이다. 이산화탄소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발생한다. 화석연료 사용은 우리의 거의 모든 일상에 스며 있다. 전기의 약 70%를 화석연료로 생산한다. 수송연료도 휘발유, 경유, 가스 등 화석연료다. 난방에도 도시가스, 등유, 엘피지(LPG) 등 화석연료를 쓴다. 제철제강, 시멘트 등 에너지를 많이 쓰는 산업에서도 화석연료를 쓴다. 온실가스 발생량의 87%(2016년 기준)가 에너지 사용으로 발생한다. 그래서 온실가스를 줄이는 방법은 오히려 간단하다.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공급하는 에너지원에서 화석연료를 줄이면 되는 거다. 그렇다고 원전을 늘리기에는 또 다른 부담이 뒤따른다. 핵 폐기물과 원전 사고, 방사능 오염이 우려되기도 하지만, 원전은 계획하고 부지를 찾고 건설하고 운영하기까지 시간도 너무 많이 걸리고 입지도 제한적이며 안전 비용으로 비싸기까지 하다. 전력생산량을 조절 못 하는데다 예측 불가능한 원인으로 가동 중단이 될 경우가 있다 보니 날씨로 예측 가능한 풍력과 태양광발전원보다 불확실성이 높아 전력망 안정성을 떨어뜨린다. 재생에너지 100% 사회가 답이다. 재생에너지원은 태양광, 풍력, 지열, 바이오, 해양에너지 등 발전원도, 위치도, 규모도 다양해서 마치 개미들의 협력이나 벌들의 역할 분담처럼 개별과 집단의 컬래버레이션이 뛰어나다. 몇개의 발전소나 어느 지역에 문제가 생긴다고 해서 전체가 무너지지 않는다. 독일은 2000년 재생에너지발전소 비중이 6%(3만개)였던 것이 2018년 41%(약 200만개)로까지 늘었다. 평균 정전 시간이 연간 13분가량(2016년 기준)으로 원전 비중이 75%인 프랑스의 52분보다 적어서 전력계통을 좀 더 안정적으로 유지시킨다. 전국에 고르게 분산되어 있는 계통과 운영 기술의 발달 덕분이다. 재생에너지는 연료가 필요 없고 설비만 갖추면 ‘무한’하게 리필되는 자연에너지이다 보니 기술의 발달에 따라 설비비 회수 기간이 짧아져 단가는 계속 내려간다. 최근 영국의 3차 해상풍력단지 5.5기가와트 건설 계획이 확정됐는데 계약 금액이 메가와트시당 39.65파운드를 기록해 건설 중인 힝클리 포인트 원전 단가인 92.5파운드의 절반 이하 가격이다. 이런 기술 혁신으로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에는 정부의 정책 지원과 더불어 높은 전기요금이 한몫했다. 덴마크의 전력단가에서 발전단가는 9%밖에 되지 않는데 세금이 70%를 넘는다. 거둬들인 세금으로 재생에너지에 다시 투자했고 높은 전기요금은 혁신적 효율 기술이 시장에서 제 구실을 하게 했다. 결국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고 재생에너지는 늘어났으며 온실가스 배출량은 줄었다. 얼마 전 국가기후환경회의에서 이번 겨울과 봄에 미세먼지 원인 중의 하나인 석탄발전소를 최대 22기까지 가동 중단하는 데 따라 인상되는 전기요금을 받아들이겠느냐고 국민참여단 500명에게 물어봤다고 한다. 93%의 찬성률은 미래세대를 지키고자 하는 현세대의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우리들의 자세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고 믿는다.
칼럼 |
[시론] 멸종 저항의 시대, 재생에너지 100% 사회로 / 양이원영 |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 2020년을 목전에 둔 지금 세계는 전환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획기적인 기술 발전으로 4차 산업혁명을 경험하는 한편 기후변화가 위기로 치닫고 있는 시대다. 자율주행차와 자동화 시스템, 인공지능으로 인간의 노동과 두뇌를 대체하는 혁신의 다른 한편에는 ‘홀로세 절멸’이라고 불릴 정도의 주목할 만한 생물종 멸종이 기후위기로 인해 인류의 생존조차도 위협할 정도로 확대되고 있다. ‘홀로세’ 또는 ‘현세’는 기원전 1만년 전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살고 있는 지질시대다. 이를 최근에는 ‘인류세’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생물종 멸종, 썩지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 콘크리트 덩어리와 아스팔트, 화학물질과 방사능 오염 등 인류의 영향이 절대적인 시기로 각종 흔적이 지층에 남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멸종을 앉아서 맞이하는 암울함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영국의 한 단체인 ‘멸종 저항’(Extinction Rebellion)의 이름에서 보듯이 인류는 멸종조차도 저항하는 의지와 힘을 지녔다. 그리고 기술 진보는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기후변화는 대기 중에 온실가스, 즉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높아지는 것이 원인이다. 이산화탄소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발생한다. 화석연료 사용은 우리의 거의 모든 일상에 스며 있다. 전기의 약 70%를 화석연료로 생산한다. 수송연료도 휘발유, 경유, 가스 등 화석연료다. 난방에도 도시가스, 등유, 엘피지(LPG) 등 화석연료를 쓴다. 제철제강, 시멘트 등 에너지를 많이 쓰는 산업에서도 화석연료를 쓴다. 온실가스 발생량의 87%(2016년 기준)가 에너지 사용으로 발생한다. 그래서 온실가스를 줄이는 방법은 오히려 간단하다.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공급하는 에너지원에서 화석연료를 줄이면 되는 거다. 그렇다고 원전을 늘리기에는 또 다른 부담이 뒤따른다. 핵 폐기물과 원전 사고, 방사능 오염이 우려되기도 하지만, 원전은 계획하고 부지를 찾고 건설하고 운영하기까지 시간도 너무 많이 걸리고 입지도 제한적이며 안전 비용으로 비싸기까지 하다. 전력생산량을 조절 못 하는데다 예측 불가능한 원인으로 가동 중단이 될 경우가 있다 보니 날씨로 예측 가능한 풍력과 태양광발전원보다 불확실성이 높아 전력망 안정성을 떨어뜨린다. 재생에너지 100% 사회가 답이다. 재생에너지원은 태양광, 풍력, 지열, 바이오, 해양에너지 등 발전원도, 위치도, 규모도 다양해서 마치 개미들의 협력이나 벌들의 역할 분담처럼 개별과 집단의 컬래버레이션이 뛰어나다. 몇개의 발전소나 어느 지역에 문제가 생긴다고 해서 전체가 무너지지 않는다. 독일은 2000년 재생에너지발전소 비중이 6%(3만개)였던 것이 2018년 41%(약 200만개)로까지 늘었다. 평균 정전 시간이 연간 13분가량(2016년 기준)으로 원전 비중이 75%인 프랑스의 52분보다 적어서 전력계통을 좀 더 안정적으로 유지시킨다. 전국에 고르게 분산되어 있는 계통과 운영 기술의 발달 덕분이다. 재생에너지는 연료가 필요 없고 설비만 갖추면 ‘무한’하게 리필되는 자연에너지이다 보니 기술의 발달에 따라 설비비 회수 기간이 짧아져 단가는 계속 내려간다. 최근 영국의 3차 해상풍력단지 5.5기가와트 건설 계획이 확정됐는데 계약 금액이 메가와트시당 39.65파운드를 기록해 건설 중인 힝클리 포인트 원전 단가인 92.5파운드의 절반 이하 가격이다. 이런 기술 혁신으로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에는 정부의 정책 지원과 더불어 높은 전기요금이 한몫했다. 덴마크의 전력단가에서 발전단가는 9%밖에 되지 않는데 세금이 70%를 넘는다. 거둬들인 세금으로 재생에너지에 다시 투자했고 높은 전기요금은 혁신적 효율 기술이 시장에서 제 구실을 하게 했다. 결국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고 재생에너지는 늘어났으며 온실가스 배출량은 줄었다. 얼마 전 국가기후환경회의에서 이번 겨울과 봄에 미세먼지 원인 중의 하나인 석탄발전소를 최대 22기까지 가동 중단하는 데 따라 인상되는 전기요금을 받아들이겠느냐고 국민참여단 500명에게 물어봤다고 한다. 93%의 찬성률은 미래세대를 지키고자 하는 현세대의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우리들의 자세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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