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4.03 19:16
수정 : 2006.04.05 19:13
지도자 두치케 명칭 찬반 가열
지난 1960년대말 서방세계를 뒤흔든 68운동의 학생 지도자 루디 두치케의 이름을 딴 거리를 둘지를 놓고 베를린에서 찬반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붉은 루디’로 불린 두치케는 68운동이 한창이던 1968년 4월 극우파 청년에게 총격을 받아 그 후유증으로 1979년에 사망한 독일 68운동의 상징적 인물이다. 68운동의 결과로 탄생한 일간 <타게스차이퉁>이 그의 사망 25주년이던 지난 2004년 “베를린은 두치케 거리가 필요하다”며 크로이츠베르크 지구의 ‘코흐 스트라세’ 일부를 ‘루디 두치케 스트라세’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거리이름 명명 권한을 가진 해당 지역의 구의회는 지난해 8월 녹색당과 민사당의 주도로 거리명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이를 반대하던 기민련은 차기 베를린 시장후보의 주동으로 지난 2월15일 거리이름 변경에 반대하는 시민청원 서명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타게스차이퉁>도 곧장 ‘찬성’ 서명운동으로 맞대응에 나서, 거리서명 전쟁이 불붙게 된 것이다.
두치케의 이름이 붙여질 거리는 68운동 당시 두치케의 적수였던 악셀 슈프링어 언론·출판 그룹의 본사가 자리잡은 ‘악셀 슈프링어 스트라세’와 교차로에서 만나는 지점이어서, 찬반논쟁의 열기를 더하고 있다. 당시 슈프링어 그룹의 신문들은 두치케를 “폭도의 우두머리”나 “공적 1호”로 몰아붙였다. 결국 슈프링어그룹이 발행하는 <빌트>의 애독자인 한 청년이 두치케를 저격했다. 이에 분노한 학생들은 슈프링어 건물로 몰려와 “슈프링어가 함께 쏘았다”고 외치며 격렬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독일에서 68운동을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빌레펠트/정대성 통신원
68beweg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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