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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21 19:00 수정 : 2006.06.21 19:00

곳곳 삼색기 · “도이칠란트” 외침

애국주의와 거리를 두던 독일인들이 월드컵을 맞아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가·민족 상징물을 꺼리는 분위기는 간데없이 사라지고, 국기 색깔인 흑·적·황 물결이 경기장과 거리에 넘쳐나고 있다.

독일-폴란드전이 열린 지난 14일 베를린 거리에서는 국기를 몸에 감은 젊은이들이 “도이칠란트!”를 외치며 뜨거운 응원전을 벌였다. 자동차와 발코니마다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2002년 월드컵을 치른 한국에서는 익숙한 풍경이지만, 독일에서는 ‘놀랍다’는 반응도 많다. 주간 <슈피겔>은 “통일 이후 독일 국기가 이처럼 휘날리기는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1974년 독일 월드컵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민족주의·애국주의가 파시즘과 만나 이웃나라들은 물론 자신들한테도 큰 상처를 입힌 독일에서는 최근까지도 국기를 흔들면 극우파로 낙인찍히기 십상이었다.

길거리 응원에 나온 한 20대는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분위기”라며 “과거에서 벗어나 다른 나라들처럼 애국심을 표출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과거로부터 자유로운 세대의 등장이 이런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은 독일 민족주의 ‘재발’을 경계하는 시각에 대해 ‘걱정 말라’고 한다. 호르스트 쾰러 대통령은 이런 현상이 “독일이 점점 정상화되는 과정에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민족주의가 대두하는 징후는 전혀 없다”며 “응원을 하면서 국기를 흔드는 것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기쁨을 표현하는 것일 뿐, 도취된 애국심은 아니다”라고 했다. 노베르트 라메르트 연방의회 의장도 “건강한 애국심을 위험시하면 결국 극우세력을 돕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1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리는 이란-앙골라 경기를 맞아 이란을 응원하는 극우파 집회가 예상됐지만, 경찰은 집회 신고가 들어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가민주당을 비롯한 극우파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독일에 의한 유대인 대학살은 없었다”고 주장한 점을 반기고 있다. 일부에서는 신나치 세력과 이들에 반대하는 시민·경찰이 작은 충돌을 빚기도 했다.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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