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
[대만통신원] ‘100원씩 모아 총통 파면하기’ 후끈 |
최근 대만에서는 천슈이볜 총통의 파면을 요구하는 새로운 시민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국민당 시절 민주화운동으로 20년 이상 투옥됐던 스밍더 전 민진당 주석이 주도하는 이 운동은 시민들로부터 100위안(한화 약 3천원)을 기부받아, 1억원이 모이는 날, 즉 100만명이 참여하는 날부터 총통부 앞에서 천 총통의 파면 운동을 전개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2일 타이베이 2·28 공원에서 선포된 이 운동은 당초 한달동안 모금을 예상했으나, 열흘 만인 지난 22일 1억위안 기부금을 모으는 성과를 올렸다. 상황이 급박하게 진행되자, 민진당은 “1인당 100원씩 성금을 내지 않고 많게는 한 사람이 몇천원씩 냈다”며 “그래봐야 70만명도 채 안된다”고 깍아내렸다. 이에 대해 운동본부 쪽은 “그런 것이 문제가 된다면 모금기간을 조금 더 연장하여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게 하겠다”고 여유있는 반응을 보였다. 각종 연예계에서도 모금이 쏟아져, 심지어 “스밍더 했어”가 “총통 파면 운동에 성금 냈어”라는 뜻으로 동사적 용법으로 사용되는 등 민주화 운동의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고 있다.
민진당 일각에서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며 스밍더와 관련한 각종 인신공격으로 운동의 정당성에 흠집을 내려 하고 있다. 천슈이볜 총통계로 분류되는 민진당 입법위원인 린궈칭은 8월22일 스밍더가 장제스에게 보냈던 반성문을 공개하고, 그와 이혼한 지 30년이 된 전 부인까지 불러내 그를 공격했다.
항의를 위해 총통부 거리로 나가는 날이 결정되지 않았으나 9월2일이 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천 총통은 “절대 사퇴하거나 넘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9월3일을 전후해 약 10여일간의 해외 방문을 계획 중”이라고 총통부는 전했다.
타이베이/양태근 통신원 yangtaekeu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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