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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13 21:31 수정 : 2006.09.13 21:31

지난 5월 여성해방이 저출산율의 원인이라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독일 공영방송 <아에르데> 여성 뉴스앵커 에바 헤르만(47세)이 <에바의 원칙>이라는 책을 출간해, 여성문제에 대한 격렬한 논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뉴스앵커직을 그만두고 그가 지난 8일 출간한 <에바의 원칙>은 이미 1쇄 2만5천 본이 매진되었다.

이 책에서 헤르만은 새로운 여성성을 ‘자녀, 가족, 조화로운 가정’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우리(여성)들은 안정과, 가족, 집을 동경하지만 매일 남성성으로 점철된 직업세계에서 고독한 투쟁을 한다”며 “남녀 관계도 점점 더 빨리 깨지고, 아이 가지기를 포기하며, 아이가 있더라도 될 수 있으면 빨리 남의 손에 넘긴다”고 현 독일 직업여성들의 상황을 진단한다. 그는 “여자는 남자와 데이트를 할 때 자주 입다물고 있는 것이 더 좋다”라며 여성의 태도도 다소곳이 할 것을 조언하기도 한다.

헤르만은 자신이 그 모범대로 살지 못하지 않느냐는 비난에 대해 “스스로 경험을 해본 커리어우먼이 아니면 누가 이런 책을 쓸 수 있었겠느냐”고 반박한다. 4번 결혼하고 40세에 첫 출산을 한 헤르만은 몇 년 전부터 자신이 주장하는 대로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유력 일간 <타게스차이퉁>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독일인의 4분의 3이 그의 주장이 진부하다고 대답하는 여론은 부정적이다. 독일 여성운동의 대모 알리스 슈바르처는 “여성들에게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라는 구호가 커리어 우먼이 주장하는 것이라면 도발이며 장사속일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간 <슈피겔>의 논객 헨릭 브로더는 새롭지만 않은 헤르만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됐다는 것은 그 주장이 시대의 핵심을 찌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자아실현에 치중하며 살아왔던 여성들 중 자신의 삶에 회의를 느끼는 여성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것이다. 여성해방에 대한 회의론도 늘고있다. 독일 헌법재판소 판사인 우도 디 파비오는 <자유의 문화>라는 책을 출간해, 과장된 서구의 자유주의에서 파생된 오류들을 비판했다. 그는 독신보다는 가정, 정체성 위기에 대신 종교를 갖고, 거친 여성주의 대신 성 차이를 인정하는 것으로 파괴 위기에 놓인 사회를 구할 수 있다며 보수적 세계관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지난 8월에는 대중매체학자 노베르트 볼츠가 <가족의 영웅>을 출간해, “사회민주주의와 여성주의가 고전적 가족의 신성을 없애버렸다”고 헤르만과 비슷한 주장을 폈다. 그는 결혼은 남성은 돈을 벌고 여성은 아이들을 키우는 각 성에 고유한 일을 분담하기 위해 생긴 것이라고 한다.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jhanbielefel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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