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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16 18:08 수정 : 2006.04.15 21:59

뉴질랜드가 한국인의 이민대상국으로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름다운 자연풍광, 온화한 기후, 우수한 교육제도 등 여러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전쟁과 테러의 위험이 적고 장애인이나 노약자에 대한 사회보장제도가 잘 돼 있는 점도 한몫을 한다.

요즘엔 이민자가 늘면서 이민 초기인 1992년 무렵에 비해 조건이 까다로와졌다. 영어시험도 치러야 하고, 영주권을 취득하고 2년이 지나야 사회보장 혜택을 받을 수 있다.

4년 전에 뉴질랜드에 관광을 왔다가 자연풍광에 매료돼 현지에서 이민을 결행한 이아무개(40)씨는 우발적으로 정착해 성공한 케이스다. 먼저 청소용역업을 시작한 그는 두 번의 시도 끝에 영어시험을 통과한 뒤 영주권을 얻어 지금은 정육점 운영으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는 “아이들 역시 행복하게 생각해 더 바랄 게 없다”며 만족해하고 있다.

별다른 준비 없이 장기사업비자만 받고 뉴질랜드로 건너온 양아무개(42)씨는 요즘 딜레마에 빠졌다. 키위(뉴질랜드 사람의 별칭)가 경영하던 카페를 인수받았는데 손님이 급격히 줄어 집세조차 내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한식당을 운영하는 동포들의 사정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1993년 당시 오클랜드 지역에 10여 곳에 불과했던 한국식당이 지금은 130여곳으로 늘어, 많은 식당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다.

10년 전 대기업 차장을 하다 이곳에 온 장아무개(49)씨는 색다르게 성공한 사례다. 아내도 모르게 이발 기술을 배우며 영주권을 신청해 뉴질랜드로 혼자 건너와 이발관을 개업한 뒤 자리를 잡고 가족들을 불렀다. 한국인 위주로 영업했던 초기에는 마음고생도 많았지만 지금은 현지인을 상대하면서 수입도 늘었다.

뉴질랜드는 비교적 교육환경이 우수하고 사회보장제도가 완비된 나라다. 입시지옥도 없고 영주권 취득 후 2년만 지나면 직업을 구할 때까지 실업수당을 받을 수 있고 18살이 될 때까지 가족수당이 지급된다. 대학에 등록하면 5년 동안 학생수당이 지급되므로 평소 전공하고 싶었던 학문에 재도전할 기회도 주어진다.

그러나 ‘지상최후의 낙원’이라는 별칭과는 달리 막상 이곳에 와서는 외롭고 단조로운 삶에 크게 실망하는 사람도 있다.

남편을 따라 억지로 이민 온 주부 이아무개(48)씨도 그런 사람 가운데 하나다. 이씨는 이민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향수병에 시달리다 결국 이혼을 했다.

어느 나라든 이민생활은 환상이나 낭만적인 생각으로 택할 일은 아니다. 먼저 현지 언어에 능해야 한다. 그리고 외국인들 틈에서 쉽게 동화할 수 있는 친화력이 있어야 적응이 가능하다. 물도 설고 낯도 선 이국에서 뿌리 내리기 위해선 강한 적응력과, 이방인에 대한 편견과 배타적인 태도부터 버려야 하는 것이다. 오클랜드/이영범 통신원 dlflrk@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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