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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08 18:01 수정 : 2006.04.15 21:47

인기비평가 힘입어 대중적 문학열기 후끈

인터넷과 텔레비전이 책읽기를 멀리하게 하는 것만은 아니다. 독일에선 텔레비전의 문학비평 프로그램이 비교적 시청률이 높고, 서적 판매율에도 큰 영향을 끼쳐 고급문학의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텔레비전의 책읽기 대중화의 가장 큰 공헌자는 공영방송 의 ‘문학사중주’ 프로그램 지휘자였던 폴란드 출신 유대인 문학비평가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다. ‘독일 문학의 교황’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지난 2일 그의 85번째 생일파티는 독일문화계의 특별행사였다. 이날 공영방송 에는 가족들을 나치 대학살로 잃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던 그의 생애가 다큐멘터리로 방영됐다.

1988년 3월부터 2001년 12월까지 라이히-라니츠키가 진행했던 ‘문학 사중주’는 그를 미디어스타로 만든 프로그램이다. 진행자 겸 비평가인 라이히-라니츠키를 포함한 3명의 고정출연자와 1명의 초대손님이 75분 내내 격론을 벌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 프로는 출판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줘, 한번 다뤄진 책들은 다음날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갔다.

과장된 몸짓, 새는 발음, 특이한 억양, 간결하고 정연한 말솜씨, 유머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그는 오히려 코미디언이나 엔터테이너에 가까울 정도다. ‘명료성은 비평가의 예의’라는 신조를 가진 라이히-라니츠키는 작품을 비평할 때, 중용의 덕을 모른다. 가차없이 혹평하거나, 훌륭한 작품이라고 열광한다. 1995년 문호 귄터 그라스의 신작 장편소설 <광야>에 대해 “가치 없는 산문이다. 첫줄부터 마지막 줄까지 지루해서 읽기 어렵다”는 혹평을 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주간 <슈피겔>은 그가 그라스의 책을 찢는 사진을 표지(사진)에 싣기도 했다.

적들도 없지 않다. 특히 ‘문학 사중주’ 방송 중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의 성애 묘사에 대해 고정출연자의 한 사람인 여성문학비평가 지그리트 뢰플러와 격렬하게 논쟁하다가 감정싸움으로 비화돼 지금가지도 관계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juyeon@gmx.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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