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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27 18:33 수정 : 2006.04.15 21:37

‘대중영합주의’
비판속 제3당 유력

지방선거 참패 직후 올 가을 조기 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지 독일 사민-녹색당의 적·녹 연정이 ‘좌파연합’ 출현으로 더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사민당은 ‘좌파연합’을 의식해 뒤늦게 최저임금 인상과 고소득자 세율 인상 등의 정책을 내놓고 있다.

사민당 위기의 중심엔 사민당 좌파의 정신적 지주이자 당수와 재무장관 등을 역임한 오스카 라퐁텐(61)이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사민당을 탈당해 ‘노동· 사회정의를 위한 선거대안’(WASG)당에 입당한 데 이어, 옛동독 공산당의 후신인 민사당(PDS)과 좌파연합을 결성했다. 선거대안당은 지난해 사민당의 신자유주의적 개혁에 불만을 품은 공공노조, 산업금속노조 간부 등이 탈당해 세운 좌파 정당이다. 라퐁텐은 이들 두 당과 ‘민주좌파/민사당’이라는 이름으로 좌파연합을 구성한다는 합의를 이끌어내, 지난 18일 최고 후보에 추대됐다.

라퐁텐은 “우리는 자민당(FDP), 녹색당, 기독교사회당(CSU)보다 더 강해질 수 있다”며 이번이 좌파연합의 “역사적 기회”라고 역설하고 있다. 실제로 여론조사에선 좌파연합 지지율이 10%를 육박해 제3당이 유력시되고 있다.

그러나 좌파연합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동독쪽의 민사당과 서독쪽의 ‘선거대안’은 성격도 다를 뿐더러 서로에 대한 반감이 크다. 서독보다 더욱 심한 경제침체와 높은 실업률로 큰 불만을 가진 동독 지역 주민들은 민사당에 선거마다 20% 이상의 지지율을 보내왔다. 민사당 지지자들은 서독지역의 ‘거만한’ 좌파세력에 반감을 갖고 있고, 서독 좌파에겐 옛 공산당 후신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뿌리깊게 박혀 있다. 그러나 라퐁텐은 “민사당은 통일 이후 근본적으로 변화했다”며 선거대안쪽의 좌파연합 동참을 호소했다.

라퐁텐의 최근 언동은 ‘대중영합주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동독 지역 연설에서 “저임금으로 일자리를 빼앗아 가는 ‘이방 노동자’”에 대해 경고하면서 “가장과 여성들이 실업자가 되어, 가족을 부양하지 못하게 되는 것을 국가가 막아야 한다”고 호소해 갈채를 받았다. ‘이방 노동자’라는 단어는 나치가 쓰던 용어였다. 사민당 쪽은 즉각 외국인에 대한 적대감정을 일으키는 발언이라며 비난했다. 오히려 극우당인 독일민족민주당(NPD)은 라퐁텐의 발언을 공식적으로 환영했다. 좌파연합 쪽은 “대중주의는 선거를 위해 불가피하며, 결코 부정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juyeon@gmx.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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