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8.01 18:08
수정 : 2006.04.15 21:19
“공산당 계책” - “민생 우선을”
중국 정부가 1일부터 망고, 파인애플 등 대만산 과일 15종에 대해 수입관세를 없앴다. 대만산 과일의 중국 판매는 야당인 국민당이 추진해온 것이다. 이에 따라 엉뚱하게도 이번 조처가 양안관계에 대한 대만 정치세력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과일 수출은 지난 4월 56년만에 국민당 주석으로선 처음으로 중국 본토를 방문한 롄잔이 중국 정부와 합의한 사항이다. 그러나 대만독립을 추구하는 여당인 민진당은 이 합의가 민진당 기반인 남부의 농민들을 겨냥한 중국 공산당의 통일전선 공작이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국민당과 공산당의 ‘불순한’ 합작품이라는 것이다.
민진당은 천수이볜 총통까지 나서서 “무관세로 해준다는 이런 우대 혜택이 과연 아무 대가 없이 줄 수 있겠는가”라며 “우리 농민들은 중국 공산당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중국 정부와 협의하려면 정부 조직인 무역협회가 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 상무부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민진당은 정작 지난달 27일 협상에 무역협회 참석을 거부했다.
새 국민당 주석인 마잉지우 타이베이 시장은 “대만 과일에 대한 무관세 혜택이 야당을 도우려는 공산당의 계책이라고 선전하는 것은 총통의 신분으로서 적당한 언행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그는 “600억 달러에 달하는 양안교역과 엄청난 무역흑자 등이 통일전선의 결과라면 이 모든 것을 그만 두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정부의 전향적인 사고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천 총통은 “남부의 민진당 지지자들을 민진당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국민당을 도와 2008년 총통 선거에서 국민당이 이길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남부의 농민들에게 동요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천 총통의 이런 자세는 국내 정치적 상황에 집착해 교류협력이라는 큰 흐름의 발목을 잡는 태도로 비치고 있다. 유력한 차기 총통 후보로 거론되는 마잉지우 시장은 “비록 국민당이 시작한 일이지만 민진당이 마무리해 민생문제를 해결한다면 그런 정치적 우려는 불필요한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의 결단을 촉구했다.
타이베이/양태근 통신원
coolyt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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