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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29 18:47 수정 : 2006.04.15 12:29

다음달 18일 조기총선을 앞둔 독일에서 최근 야당인 기민련 정치인들의 동독인(오씨) 비하 발언이 동독인들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지난달 동독지역에서 한 여성이 자신이 낳은 9명의 신생아를 방치·살인한 사건이 밝혀지자 브란덴부르크주 요오크 슈엔봄 내무장관은 “사유재산이 없는 공산주의 체제 아래에서 프롤레타리아트화된 국민들의 가치의식이 무너진 탓”이라고 말해 동독인들의 분노를 샀다. 또 지난 2002년 총선에서 야당의 총리후보였던 바이에른주의 에트문트 슈토이버 주지사는 “독일의 운명을 좌절한 이들에게 맡길 수 없다”며 한술 더 떴다.

동독인들의 ‘좌절’은 축구에서도 상징적으로 나타난다. 지난 6일 개막한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1부리그엔 동독 팀이 없다. 동독 팀으로서는 유일하게 1부 분데스리가에 남아 있던 한자로스톡마저 지난 5월 2부 리그로 떨어졌다. 통일 직후 동독 축구팀은 1부 리그에 2개팀, 2부 리그에 6개팀이 합류했지만, 지금은 2부 리그에만 4팀이 있다. 그렇다고 동독 출신 선수들이 서독 출신 선수에 비해 기량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가 대표팀 주장인 미하엘 발라크도 동독지역인 작센 출신이다. 소질 있는 선수들은 돈 많은 서독 팀으로 팔려간 것이다.

동독 축구클럽들의 부진은 실업률이 서독 지역에 비해 두 배나 높은 경제사정과 연관이 있다. 스폰서가 없는 동독 팀들은 아마추어리그로 내려가고 있다. 내년 월드컵에 대비해 옛 동독지역인 작센주의 라이프치히에 대규모 경기장이 들어섰지만, 정작 라이프치히 축구팀은 4부 리그에 속해 있다.

그러나 축구에 대한 열정은 그대로다. 지난 21일 동베를린의 쾨페닉에서 열린 아마추어리그인 4부리그 경기에는 1만4천여명의 관중이 몰렸다. 4부리그의 평균 관중이 300여명에 불과하지만, 동독 시절부터 앙숙이었던 ‘우니온 베를린’과 ‘BFC 디나모’간의 경기에는 폭력사태를 막기 위해 경찰도 1500명이 동원될 정도였다.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juyeon@gmx.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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