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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14 19:40 수정 : 2006.04.15 12:23

37~40살 대졸여성 40% 무자녀

독일이 갈수록 낮아지는 출산율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독지역의 경우 37~40살 대졸여성 10명 중 4명은 자녀가 없다. 대체로 다른 유럽국가에 미비한 보육시설이 고학력 전문직 여성들의 자녀 출산 포기를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만 3살 이하 자녀를 가진 여성 중 직업을 가진 여성의 비율은 26.5%에 불과하다. 이 통계 역시 독일에서 육아와 직장생활의 병행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잘 보여준다.

게다가 출산율은 저소득층일수록 높다. 지난해 통계를 보면 독일 어린이 7명 중 한 명이 저소득층 자녀다. 우파정당인 자유민주당(FDP)의 한 고위인사는 “아이를 가지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자녀를 낳는다”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낮은 출산율 해소책으로 여성을 ‘다시 부엌으로’ 돌려보내자는 목소리까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우파 야당인 기민당의 재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하이델베르크대학의 파울 키르히호프 교수가 2년 전에 출간한 저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이 책의 서문에서 “어머니는 직업생활을 가정에서 한다. 이 직업은 권력보다는 사람 사이의 정을 돈독하게 하고, 돈보다 행복을 가져다 준다”며 극히 보수적인 여성관을 피력했다. 그러나 여성이 직업을 갖는 것이 보편화 돼 있는 독일에서 이런 발상은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같은당의 가족부 장관 후보인 우줄라 폰 데어 라이엔조차 “문제는 여자가 직업을 갖느냐, 갖지 않느냐가 아니다. 여성들이 직업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중요한 것은 직업을 가진 여성이 자녀를 가질 수 있는가이다. 이 문제는 남성에게도 해당된다”며 키르히호프 교수를 비판했다. 47살의 이 중년여성은 7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기민당은 가정과 출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그를 선거홍보전의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그의 인생은 보통 여성들에게는 먼 이야기로 들린다.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juyeon@gmx.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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