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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04 18:36 수정 : 2006.04.14 09:50

저소득층·외국인 주거지로…부유층은 빌라 선호

지난해 11월 프랑스 방화소요 당시 이민자 집단주거지인 파리 교외의 고층아파트들이 주목받은 이후, 독일에서도 고층 아파트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독일 유력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의 게르하르트 마치히 기자는 “도시의 건축물들로 사회의 상태를 읽어낼 수 있다”며 “처음에는 사람이 건물을 짓지만 그후엔 건물이 사람을 짓는다”는 알베르트 슈바이처 박사의 말을 인용해 건축물의 사회적 영향력을 강조했다. 프랑스 소요사태는 삭막한 건축 환경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흉흉한 건축물이 사람을 공격적으로 만들었다는 얘기다.

60~70년대만 해도 현대적 건물로 각광받았던 고층아파트들은 독일에서 이젠 찬밥신세다. 고층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동베를린 변두리의 헬러스도르프와 마르찬에는 주로 저소득층 주민, 생활보호대상자, 실업자, 네오나치주의자들이 살고 있어 외국인에게 악명이 높은 지역이다. 시내 고층아파트의 임대료도 비교적 저렴해 보통 저소득층 외국인들이 살고 있다.

반면 빌라 지대인 베를린 서남부 첼렌도르프에는 보수적인 부유층들이 주로 산다. 1900년대 초에 지어진 베를린 중심지의 주택들도 난방 효율이 떨어지지만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준다”는 한국의 주택건설업체 광고문구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삭막한 고층아파트가 폭력을 유발한다는 의견에 반론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건축물에 대한 생각은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현재 독일에서 각광받는 오래된 주택들의 상당수는 100년 전에는 15평 남짓한 공간에 5~8명의 가족이 함께 살던 빈민주택이었다.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juyeon@gmx.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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