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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2.22 18:21 수정 : 2018.02.22 19:36

조한욱
한국교원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

미식축구에는 “스포츠맨답지 않은 행위”라는 규칙이 있어 거기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면 처벌이 가해진다. 미식축구의 수많은 규칙 중에서도 위반자에게 가장 엄격한 처벌을 내리는 것이 바로 이 조항이다. 처벌을 받는 대상자는 뒤늦게 상대방 선수에게 가격을 하거나 상대방 선수를 조롱함으로써 스포츠맨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사람들이다. 나는 이것이 경쟁과 승리만을 지향하는 것처럼 보이는 스포츠에 동업자 정신과 윤리 의식을 도입시킨 대단히 계몽적인 조치라고 생각한다.

이에 비하면 특히 미국 프로야구의 일부 조항은 아주 야만적으로 보인다. 베이스와는 상당히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2루수에게 과격하게 슬라이딩을 하는데도, 그것을 팀플레이라는 이유로 묵인한다. 야구 선수들만 특히 시각에 장애가 있어서 2루 베이스를 보지 못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선수들의 부상을 초래하고 팀 간의 폭력 사태까지 유발하는 과격한 돌진의 주인공은 이 규정과 함께 퇴출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배구에서 도입한 비디오 판독에도 문제가 있다. 그중에서도 블로커 터치아웃에 대한 판독은 사라져야 한다. 대안이 있기 때문이다. 당사자만은 자신의 손에 공이 닿았는지 알고 있다. 그가 자인하면 된다. 결국은 제로섬 게임으로 모두가 공정하게 스포츠맨십을 지키며 승부에 몰두할 수 있다. 나는 스포츠의 장점은 떳떳하지만 자만하지 않는 승리자와 졌음에도 자랑스러운 패배자를 배출하는 데 있고, 그것이 스포츠가 갖는 교육적 효능이라고 믿는다. 그런데 이 제도는 선수들이 거짓말을 하도록 만든다. 해설자들마저 이 상황에서 어떻게 내 손에 맞았다고 자인할 수 있냐며 부추긴다. 그렇다면 최소한 판독 결과 거짓말을 한 것이 드러난 선수에게는 처벌이 주어져야 하지 않겠는가?

올림픽 추월 경기 팀이 뭇매를 맞는 것은 스포츠맨십을 저버리고 패거리 이익에 편승하여 떳떳하지 못한 패배자가 되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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