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정치 활동가 나는 2015년부터 경북 안동의 바름협동조합에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지역에서 청년들이 주거/놀이/노동/학습을 ‘자립’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이들이 만든 조합이다. 처음에 바름을 기획한 주요 인물들은 안동 토박이가 아닌 외지인이었다. 그들의 도전에 감동한 나 같은 토박이들도 바름에 들어왔다. 청년들이 소외되는 지역사회에서 바름을 통해 다양한 이들이 연결되었다. 부족한 우리의 도전을 응원하는 수많은 이들과 함께하며, 지금까지 보수적인 동네에서 망하지 않고 살아남았다. 돈이 안 되는 잡지 <링커>를 2년간 찍었고, 허름한 구도심의 4층짜리 건물 내부를 직접 개조해서 만든 게스트하우스, ‘링커파티하우스’는 유명 숙박 사이트에서 평점 9.2점을 받았다. 안동대학교 앞에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며 주거비를 공동으로 부담하고, ‘동네대학’을 열어 지역에서 생소한 다양한 강의를 개설하였다. 공연/포럼/마켓을 담은 축제 ‘흥해도 청년, 망해도 청년’을 3년간 열었고, 전국의 다양한 청년들과 활발히 연대하고 있다. 올해 지방선거에선 경북 안동의 유일한 청년 후보가 출마했고, 후보/사무장/회계 책임자를 비롯하여 바름에서 손발을 맞춘 이들이 다양한 역할을 하였다. 비록 낙선하였지만, 녹색당의 이름으로 16.54%의 득표율을 얻었고, 도심 지역에선 당선권에 들며, 지역사회의 선거판을 역동적으로 만들었다. 우리가 이렇게 활동하는 것은 거창한 대의명분이 아닌, 각자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바름’은 ‘바르게 살자’라는 뜻보단 ‘칠하다는’ 뜻의 표준어 ‘처바르다’를 의미한다. 기존 방식대로 살기 싫은 ‘사회불만 세력’(줄여서 ‘사불세’)들의 생존과 저항이 바름협동조합이다. 조합을 시작하고 수많은 내부 갈등이 있었다. 개성이 뚜렷한 9명이 모여 먹고사는 문제를 재구성하는 것이 쉬운 일이겠는가. 그럼에도 혼자서는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 수 없기 때문에, 각자의 생각을 존중하고, 차이를 인정하며, 갈등을 조정하고 타협해왔다. 언제까지 우리가 조합으로 함께할지는 모른다. 물론 지금까지의 시간으로도 배운 점이 많다. 한가지를 꼽자면 ‘함께함’의 의미다. 4년을 지나고 보니 ‘함께함’이 있었기에, ‘사불세’들은 각자가 원하는 것을 어느 정도 이룰 수 있었다. 협동은 이타적이면서 이기적인, 자리이타(自利利他)였다. 비슷한 가치를 지닌 이들이 모인 ‘조직’의 중요성을 절감한다. 불만 표출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면, 진지하게 내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면 비슷한 가치를 추구하는 친구가 있는 ‘조직’을 찾자. 나의 과거 ‘조직’ 경험이 구렸다면, 새로운 ‘조직’을 찾자. 없으면 만들자. 정치 분노를 조직의 즐거움으로 전환하자. 거리의 정치에서 느끼는 비애감을 ‘함께함’의 활력에 담아보자. 언젠가 ‘함께함’이 빛나는 순간이 온다. 정치 불만 시민에게 ‘정당’ 소속이 빛나는 순간은 시도 때도 없이 당신에게 찾아오는 ‘선거’다. 다음 총선에서 기성 정치인의 혐오 발언에 속이 뒤집어질 분들은 그들에게 맞서온 정당에 가입하길 강력 추천한다. 동료 시민들이 주목하는 선거판에서 우리의 후보, 우리의 가치를 떠들 수 있다. 나는 정치를 바꾸고 싶고, 욕만 하는 게 너무 싫어서 녹색당에 가입하였다. 전국의 수많은 사불세들이여. 조직의 즐거움으로 자신과 세상을 바꾸자!
칼럼 |
[2030 잠금해제] 사회불만 세력? 조직의 즐거움으로! / 허승규 |
녹색정치 활동가 나는 2015년부터 경북 안동의 바름협동조합에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지역에서 청년들이 주거/놀이/노동/학습을 ‘자립’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이들이 만든 조합이다. 처음에 바름을 기획한 주요 인물들은 안동 토박이가 아닌 외지인이었다. 그들의 도전에 감동한 나 같은 토박이들도 바름에 들어왔다. 청년들이 소외되는 지역사회에서 바름을 통해 다양한 이들이 연결되었다. 부족한 우리의 도전을 응원하는 수많은 이들과 함께하며, 지금까지 보수적인 동네에서 망하지 않고 살아남았다. 돈이 안 되는 잡지 <링커>를 2년간 찍었고, 허름한 구도심의 4층짜리 건물 내부를 직접 개조해서 만든 게스트하우스, ‘링커파티하우스’는 유명 숙박 사이트에서 평점 9.2점을 받았다. 안동대학교 앞에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며 주거비를 공동으로 부담하고, ‘동네대학’을 열어 지역에서 생소한 다양한 강의를 개설하였다. 공연/포럼/마켓을 담은 축제 ‘흥해도 청년, 망해도 청년’을 3년간 열었고, 전국의 다양한 청년들과 활발히 연대하고 있다. 올해 지방선거에선 경북 안동의 유일한 청년 후보가 출마했고, 후보/사무장/회계 책임자를 비롯하여 바름에서 손발을 맞춘 이들이 다양한 역할을 하였다. 비록 낙선하였지만, 녹색당의 이름으로 16.54%의 득표율을 얻었고, 도심 지역에선 당선권에 들며, 지역사회의 선거판을 역동적으로 만들었다. 우리가 이렇게 활동하는 것은 거창한 대의명분이 아닌, 각자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바름’은 ‘바르게 살자’라는 뜻보단 ‘칠하다는’ 뜻의 표준어 ‘처바르다’를 의미한다. 기존 방식대로 살기 싫은 ‘사회불만 세력’(줄여서 ‘사불세’)들의 생존과 저항이 바름협동조합이다. 조합을 시작하고 수많은 내부 갈등이 있었다. 개성이 뚜렷한 9명이 모여 먹고사는 문제를 재구성하는 것이 쉬운 일이겠는가. 그럼에도 혼자서는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 수 없기 때문에, 각자의 생각을 존중하고, 차이를 인정하며, 갈등을 조정하고 타협해왔다. 언제까지 우리가 조합으로 함께할지는 모른다. 물론 지금까지의 시간으로도 배운 점이 많다. 한가지를 꼽자면 ‘함께함’의 의미다. 4년을 지나고 보니 ‘함께함’이 있었기에, ‘사불세’들은 각자가 원하는 것을 어느 정도 이룰 수 있었다. 협동은 이타적이면서 이기적인, 자리이타(自利利他)였다. 비슷한 가치를 지닌 이들이 모인 ‘조직’의 중요성을 절감한다. 불만 표출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면, 진지하게 내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면 비슷한 가치를 추구하는 친구가 있는 ‘조직’을 찾자. 나의 과거 ‘조직’ 경험이 구렸다면, 새로운 ‘조직’을 찾자. 없으면 만들자. 정치 분노를 조직의 즐거움으로 전환하자. 거리의 정치에서 느끼는 비애감을 ‘함께함’의 활력에 담아보자. 언젠가 ‘함께함’이 빛나는 순간이 온다. 정치 불만 시민에게 ‘정당’ 소속이 빛나는 순간은 시도 때도 없이 당신에게 찾아오는 ‘선거’다. 다음 총선에서 기성 정치인의 혐오 발언에 속이 뒤집어질 분들은 그들에게 맞서온 정당에 가입하길 강력 추천한다. 동료 시민들이 주목하는 선거판에서 우리의 후보, 우리의 가치를 떠들 수 있다. 나는 정치를 바꾸고 싶고, 욕만 하는 게 너무 싫어서 녹색당에 가입하였다. 전국의 수많은 사불세들이여. 조직의 즐거움으로 자신과 세상을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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