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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3.10 17:52 수정 : 2019.03.10 19:18

허승규
녹색정치 활동가

초미세먼지가 숨통을 막히게 하는 3월이다. 중국산과 국내산 간의 정확한 비율이 논란인 미세먼지를 두고 정치권도 갑론을박을 벌였다. 여야는 ‘문세먼지’ ‘황세먼지’라는 말을 써가며 책임의 무게를 중국이 아닌 서로에게 돌렸다. 이제 미세먼지는 날씨 뉴스, 사회 뉴스를 넘어 정치 뉴스가 되었다. 번지수를 잘못 짚은 논쟁은 아쉽지만, 미세먼지 문제가 정치 뉴스가 되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개인과 가정에서 마스크를 쓰고 공기정화기를 설치하는 것으로 숨통이 트이는 삶이 어렵다는 것을 절감한다. 미세먼지 문제가 정치적인 의제가 될수록 미세먼지 해결은 개인의 노력을 통한 해결을 넘어 입법부와 행정부를 포함한 정부의 적극적인 해결(중국과의 외교적 노력을 포함한)을 촉구하는 공적인 성격을 띤다. 이와 함께 누가 문제 해결을 유능하게 할 수 있는지 경쟁이 벌어진다. 경쟁의 주요 행위자는 정당이며, 많은 시민들에게 문제 해결의 유능함을 인정받은 정당은 선거를 통해 정해진 기간 동안 정부를 운영할 수 있는 권력을 위임받는다.

초미세먼지가 숨통을 막히게 하는 3월은 프로야구 개막의 달이다. 국민스포츠 프로야구는 지지하는 구단이 없어도 즐길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밋밋하다. 특정한 팀을 지지해야 희로애락의 인간사를 맛볼 수 있다. 그런데 특정한 팀이 1, 2등을 수십년째 독식하는 리그라면 관중들의 재미는 덜하다. 다양한 구단이 경쟁을 하고, 가끔 약팀이 이변을 내기도 하고, 강팀들도 실력이 엇비슷해야 관중들의 즐거움도 커진다. 정당이 프로야구 구단이라면, 야구 관람의 즐거움은 더 나은 공익의 창출이다. 내가 응원하는 구단이 잘하면 나의 스트레스는 해소되고 삶이 즐거워진다. 내가 지지하는 정당이 내가 겪는 문제를 잘 다룰수록 내 삶의 조건은 나아진다. 내가 겪는 문제를 정치적으로 표출하는 강력한 수단이 정당이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는 자유롭고 평등한 개인을 전제한다. 실제 우리네 삶은 자신이 처한 조건에 따라 누군가의 목소리는 크게 들리고 누군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존재하되 보이지 않는 ‘투명인간’들도 프로야구 게임에 당당히 등장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내 삶의 문제를 표출할 정당의 존재다. 정당 간 경쟁은 공익적 경쟁이며 경쟁이 많은 시민들에게 확장될수록 억압된 갈등을 정치가 끌어안기에 사회는 평화로워진다.

초미세먼지가 숨통을 막히게 하는 3월은 여성의 날이 있는 달이다. 최근 페미당 창당 소식을 들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여성들은 투표를 할 수 없었다. 공적인 자원(권력)의 쓰임을 결정할 최소한의 권리가 없었다. 투표권이 민주주의 게임의 입장권이라면, 정당으로서 성평등 정치는 구단 탄생이다. 정당의 공익적 효과는 반대의 정치적 입장도 온건하게 듣게 한다. 최근 몇년간 성평등 의제는 한국 사회의 뜨거운 쟁점이었다. 뜨거운 쟁점일수록 갈등이 격렬하다. 성평등 정치를 전면에 내건 정당들이 정착되면 여성들이 겪는 차별과 혐오에 더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그것을 바꾸고자 하는 열정을 더 깊고 넓게 담을 것이다. 분노는 상상력과 조직력으로 나아가 실제적인 변화를 만들 것이다. 녹색 페미, 정의 페미, 민주 페미, 보수 페미 등 성평등 정치를 둘러싼 공익적 경쟁이 심해질 것이다. 경쟁의 혜택은 시민들의 몫이다. 남성들도 물론이다. 한국판 서프러제트 페미당 창당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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